[비즈니스포스트] 쌍용자동차의 성공적 재매각과 관련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채권단 눈높이에 근접하는 자금력을 갖춘 회사가 인수 참여를 검토하고 있어 쌍용차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이 서울회생법원에 매각 절차와 관련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쌍용차가 다양한 매각 방식과 그에 따른 장단점을 쓴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매각 절차가 진행된다.
물론 법원이 결정하는 만큼 회생계획 기한 안에 완수할 수 있는 방법이 도출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스토킹호스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도 나온다.
스토킹호스는 매각 공고 이전 인수희망자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공고 이전 인수희망자가 제시한 인수내용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희망자가 있으면 기존 인수희망자 대신 해당 매수자를 최종 인수자로, 더욱 나은 조건이 없다면 기존 인수희망자가 최종 인수자로 확정되는 방식이다.
쌍용차로서는 매각 안정성과 함께 몸값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토킹호스는 지난해 이스타항공이 회생절차를 밟고 있을 때 사용한 매각방식으로 당시 이스타항공 인수 흥행의 원동력으로 꼽히기도 한다.
쌍용차 회생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법원도 최대한 매각가격을 올리면서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앞서 쌍용차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인수계약을 맺은 뒤 제출한 회생계획안도 변제율이 낮다는 이유로 채권단이 크게 반발했다.
당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본계약금으로 제시한 금액은 3048억 원이었는데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써야 회생절차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공개입찰 방식에서 본계약에 참여한 인수희망자들의 자금력이 부실했다는 점에서 확실한 인수 희망자가 있다면 스토킹호스로 진행하는 것이 매각가격을 높일 수 있다.
더구나 에디슨모터스, 쌍방울그룹, 이엔플러스 등 기존 후보군보다 자금력이 좋은 KG그룹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것도 그런 전망에 힘을 더한다.
KG그룹의 지주사격인 KG케미칼은 이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그룹 차원의 사업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여러 분야의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쌍용차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대답했다.
KG케미칼은 2021년 말 연결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3636억 원 보유하고 있다. 이와함께 올해 하반기에 계열사 매각 대금 5천억 원이 추가로 유입돼 8600억 원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쌍용차 채권단이 요구하는 변제율을 맞추면서 공익채권까지 상환하는데 약 7천억~8천억 원이 필요한데 이를 충분히 맞출 수 있다는 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매각 과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빠르게 매각 방식을 확정해 속도감있게 재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