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데이터센터 시공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며 기술력을 증명했다. 데이터센터 시공은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새로 시장이 열리고 있어 윤 사장에게 데이터센터 시공은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7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공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데이터센터 수는 2000년 이전 50여 개 수준에 불과했다가 2020년 156개로 늘었다.
국내 데이터센터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5년 동안 3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가 신설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데이터센터 경쟁국들이 자원부족 및 정치적 이슈에 따라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에서 보수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도 국내 데이터센터가 크게 늘어날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2020년 5조 원 수준을 보였던 국내 데이터센터 시공시장 규모는 2025년에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현대건설은 굵직한 규모의 데이터센터 시공을 잇따라 따내며 앞선 노하우와 기술력을 증명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21일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 망중립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망중립 데이터센터는 어떠한 통신사업자에게도 국한되지 않는 중립적 네트워크 환경 및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퍼시픽자산운용이 82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짓는데 이 가운데 시공비만 5354억 원이다. 이는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이나 해외사업 수주 1건과 비교해도 많이 차이가 나지 않는 금액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데이터센터 시공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고 성장성도 가파르기 때문이다.
윤영준 사장은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차곡차곡 쌓아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수주와 관련해 보안유지가 필수적이라 기밀로 진행돼 수주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밝히기는 어렵다”며 “다만 앞으로 데이터센터 발주가 많이 나올 것을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정부통합전산센터, NH통합 IT센터, 부산글로벌 데이터센터 등의 국내 대표적 데이터센터 시공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시공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 저장장치 등이 설치된 시설을 말한다. 안정적 전력공급 및 통신연결, 냉각설비, 보안시스템이 요구돼 일반 건축공사와 비교해 진입장벽이 높다.
이에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이 있는 대형건설사 위주로 시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은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강화했고 진동 전달을 방지하는 면진설계도 적용했다.
이 밖에 데이터센터는 내부온도가 16~24도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현대건설은 이를 위해 대형 에어컨을 돌리는 대신 외부의 공기를 끌어와 서버의 열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도입해 친환경적 시공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윤 사장이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데이터센터 시공에서 입지를 구축할 뿐 아니라 운영사업까지 발을 뻗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윤 사장은 단순 시공을 넘어 설계부터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디벨로퍼형사업을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하려 하는데 데이터센터사업이 이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관련 노하우를 쌓아 자체개발 운영까지 하면 사업성은 더욱 높아진다. 데이터센터 운영 부문은 그동안 통신사에서 독점했는데 최근 들어 건설사, 운용사, 사모펀드 등도 뛰어들고 있다.
실제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운영 자회사인 ‘디씨브릿지’를 지난해 5월 설립해 데이터센터 시공뿐 아니라 운영사업에 진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쌓은 기술력을 통해 데이터센터 시공분야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