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2-02-07 1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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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에코비트 총괄대표이사 사장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 인수를 추진할까?
에코비트가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KGETS 쪽보다 소각 처리 규모가 큰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인수를 통해 환경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 최인호 에코비트 총괄대표이사 사장.
7일 투자금융(IB)업계와 건설업계 말을 종합하면 에코비트와 SK에코플랜트가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를 두고 치열한 2파전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 크레디트스위스(CS)와 EY한영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뒤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의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는 11개의 계열사를 통해 폐기물 소각, 액상 폐기물 처리, 폐기물 매립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삼성증권 자료를 보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는 2021년 말 기준으로 하루 500톤의 폐기물 처리능력을 보유해 SK에코플랜트(하루 970톤)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라있다.
특히 경기도 안산, 화성 등 수도권에 소각장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라, 충청도에서도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어 전국단위 사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환경폐기물 업체들이 최적의 입지로 꼽는 충북 진천군에도 폐기물 매립장을 두고 있다. 진천은 광혜원산업단지, 죽현일반산업단지 등 인접한 산업단지가 많고 지리적으로 전국 중앙에 위치해 폐기물 운반비용도 줄일 수 있다.
에코비트는 KGETS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는 최 사장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의 매력이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의 기업가치는 8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보다 비싸지만 사업구조 등을 고려하면 에코캐니지먼트코리아 인수의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는 가격대가 5천억~7천억 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 4천억 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높은 성장성을 인정하더라도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분석은 숫자로 확인된다.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의 소각 처리능력은 하루 500톤이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일반폐기물 192톤, 지정폐기물 133톤)보다 많고 전국 단위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까지 지녔다.
최 사장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를 인수하면 매립시장 1위, 수처리시장 2위를 지키고 있는 에코비트의 사업구조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소각사업 추가를 통해 환경기업 1위 위치를 확실히 굳힐 수 있다.
특히 매립사업에서는 독보적 1위를 굳힐 수 있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가 경기 시흥에 폐기물 처리장 4곳을 보유하고 있어 위치가 서로 가깝고 수도권에 인접해 있어 운영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국 단위로 사업을 넓히기 위해서는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가 더 매력적이란 말이 나온다.
에코비트는 지난해 10월 ESG그룹과 TSK코퍼레이션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TSK코퍼레이션은 수처리시장과 매립시장에서 강점을 지녔는데 ESG그룹과 합병을 통해 지정폐기물인 의료폐기물 처리와 소각사업까지 확보하게 됐다.
새 합병법인 에코비트는 티와이홀딩스와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각각 50% 지분을 쥐고 있다.
KGETS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SK에코플랜트도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에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에코플랜트는 충북 진천군에 폐기물매리장을 건설하기 위한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신규 인허가를 받기 쉽지 않고 설령 새로 시작한다 하더라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여겨지는 만큼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인수가 더 유리하다.
SK에코플랜트는 박경일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9월 취임한 뒤 풍력시장에 집중해 폐기물 기업 인수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삼강엠앤티 최대주주에 오르며 해상풍력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만큼 올해 폐기물 기업 인수에 나설 것이란 시선이 많다.
SK에코플랜트는 15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을 추진하며 실탄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2월과 7월 1500억 원, 500억 원을 모집했던 때에는 각각 1조2100억 원, 1조12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7월에는 발행금액을 3천억 원까지 증액했던 만큼 이번에도 흥행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에코비트와 SK에코플랜트는 환경사업 1위 자리를 놓고 ‘볼트온’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인수전에서 두 기업이 맞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두 기업 가운데 인수에 성공하는 기업은 국내 환경기업 1위로 곧바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에코비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KGETS 본입찰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내부 검토를 통해 결정한 만큼 구체적 배경을 대외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며 “다만 볼트온 전략을 통해 환경기업 1위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