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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와이파이모듈 매각 장기화, 장덕현 대규모 투자 전에 풀어야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12-17 15: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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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비주력사업인 와이파이모듈사업 매각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머지않아 반도체기판 신사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체력을 강화해둘 필요가 있다. 게다가 삼성전기 와이파이모듈의 최대 수요처였던 삼성전자에서 더 이상 수요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삼성전기 와이파이모듈 매각 장기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59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덕현</a> 대규모 투자 전에 풀어야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와이파이모듈사업 매각을 위해 한화솔루션과 진행하는 협상을 쉽사리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한화솔루션을 상대로 6월 말부터 와이파이모듈사업 매각을 위해 단독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도 마무리를 짓지 못한 것은 가격보다는 세부 조건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지난 1월 체결됐던 전자부품회사 위츠와의 협상에서 와이파이모듈사업에 1055억 원이라는 가격이 매겨진 만큼 매각가격의 기준은 어느 정도 세워져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장덕현 사장에게 삼성전기의 와이파이모듈사업 매각은 전임자인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풀지 못하고 떠난 숙제다.

삼성전기 와이파이모듈사업은 해마다 연 2천억~3천억 원 수준의 매출을 낸다. 개별사업 차원의 현금 창출능력은 뛰어나지만 인건비 등 발생 비용이 많아 회계상으로는 순손실을 내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경계현 전 사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와이파이모듈사업의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결국 매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삼성전자로 이동했다.

부품업계에서는 장 사장이 와이파이모듈사업 매각 숙제를 이어받아 해결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장덕현 사장 시대의 삼성전기는 경 전 사장 시대의 삼성전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더욱 요구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가 2022년 안에 기판사업부의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기판시장 진입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이 전자부품업계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은 PC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에 쓰이는 반도체 패키지기판으로 모바일용으로 주로 쓰이는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기판과 비교해 부가가치가 높다.

특히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은 PC용보다도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고부가를 넘어 초고부가 사업으로 여겨진다.

삼성전기도 2021년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다수의 거래선으로부터 시장 참여 요청을 받아 고객사와 협업 및 제품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빠르면 2022년 하반기 서버용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등 투자 가능성을 인정했다.

전자부품업계에서는 미국 AMD가 삼성전자에 시장 참여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AMD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시장에서 1위 인텔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내년 신제품 ‘제노아 시리즈’의 출시를 준비하는 등 시장 입지 강화를 벼르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앞서 AMD와 같은 유력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것은 투자 이후의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장 사장으로서는 비주력사업인 와이파이모듈사업의 매각에 속도를 내 매각대금을 확보하고 비주력사업 정리에 따른 수익성 개선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대규모 투자에도 긍정적이다.

게다가 삼성전기가 와이파이모듈사업을 계속 끌고 갈 이유도 많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기 와이파이모듈의 최대 고객사는 삼성전자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앞으로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와이파이모듈을 탑재하는 대신 기기의 보드에 와이파이 송수신칩을 곧바로 탑재하는 칩온드보(COB) 형태로 제품을 설계해 기기 내부의 여유공간을 더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 대표이사에 내정되기 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일한 만큼 삼성전자의 통신용 칩 전략과 관련해 잘 아는 경영자라고 볼 수 있다.

장 사장이 삼성전기에 와이파이모듈사업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경영자인 셈이다.

삼성전기는 경계현 전 대표이사 사장 시절인 지난해 10월부터 공개매각 방식으로 와이파이모듈사업의 매각을 추진해 왔다. 올해 1월 들어 전자부품회사 켐트로닉스의 자회사 위츠와 1055억 원에 사업을 매각하는 계약도 맺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IT기기 설계전략이 변경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위츠는 5월 삼성전기에 사업 양수도계약의 취소를 통보했다.

이후 삼성전기는 공개매각이 아닌 잠재적 매수자와의 단독협상 방식으로 선회해 와이파이모듈사업의 매각을 재추진했다. 한화솔루션이 잠재적 매수자로 삼성전기와 거래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전략부문 대표이사인 김동관 사장이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의 전략부문장으로서 한화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사업과 우주사업의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기 와이파이모듈 매각 장기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59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덕현</a> 대규모 투자 전에 풀어야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사장.

두 사업 모두 무선통신기술을 요구하는 만큼 삼성전기의 와이파이모듈사업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전자부품업계에서 삼성전기와 한화솔루션의 거래 성사 가능성 자체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삼성전기의 와이파이모듈사업 매각건이 한화솔루션 측과 장 사장이 거래에 얼마만큼 적극적으로 나서느냐에 따른 속도의 문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위츠와의 거래 취소에 선수금을 반환하는 등 현안들을 원만하게 해결했다”며 “현재는 한화솔루션과의 거래 조건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1964년 태어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이어 서울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석사 학위와 미국 플로리다대학교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2009년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사업부 콘트롤러개발팀장에 오른 뒤 메모리사업부에서 플래시(플래시메모리)개발실 담당임원, 솔루션개발실장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LSI(고밀도집적회로)개발실장, SoC(시스템온칩)개발실장, 부품플랫폼사업팀장, 센서사업팀장 등으로 일하다 삼성의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기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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