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최대 고객사 애플의 스마트폰 카메라 강화기조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모바일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나올 아이폰13(가칭) 시리즈에서 전작인 아이폰12 시리즈와 비교해 카메라 성능을 강화한다.
먼저 센서시프트(흔들림 보정)기능을 탑재한 모델이 확대된다. 센서시프트는 사용자가 손을 떨더라도 안정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말한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를 보면 센서시프트기능은 가장 비싼 모델인 아이폰12프로맥스에만 적용됐다.
하지만 아이폰13부터는 센서시프트 채택 모델이 3개로 늘어나 더 많은 사람이 흔들림 없는 촬영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LG이노텍의 수혜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카메라모듈 주요 공급사 중 하나로 특히 트리플카메라 등 고부가부품 위주로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13의 카메라기능이 개선되면 LG이노텍이 납품하는 부품의 부가가치 역시 높아질 공산이 크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 광학솔루션부문(카메라)은 센서시프트 트리플카메라 중심의 지속적 사양 진화를 바탕으로 올해도 큰 폭의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애플이 아이폰13의 증강현실(AR) 기능을 확대하는 데도 LG이노텍이 힘을 보탠다.
애플은 아이폰12 일부 모델에만 채용됐던 ‘라이다(LiDAR) 스캐너’를 아이폰13에서 모든 모델에 적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다는 물체에 빛을 쏴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계산하는 3차원 인식(3D센싱)기술을 말한다. LG이노텍은 라이다 구현에 필요한 비행시간 거리측정(ToF)모듈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다.
라이다 스캐너를 탑재한 아이폰은 카메라에 찍힌 영상의 심도를 파악해 증강현실 이미지를 덧씌울 수 있다. 사진과 영상을 더 입체적으로 촬영하는 일도 가능하다.
LG이노텍은 이런 아이폰13용 고성능 카메라 수요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광학솔루션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5478억 원(자기자본 대비 24.9%) 규모의 시설투자를 집행계획을 2월 내놓기도 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지난해 투자가 약 4700억 원이었던 것에 비해 투자규모가 증가했다”며 “해외 스마트폰 고객사의 카메라 수요 증가, 센서시프트 채택 물량 증가, 3D센싱기능 강화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아이폰12프로의 증강현실 기능 예시. <애플> |
시장에서는 아이폰13 시리즈의 판매량 자체도 아이폰12 시리즈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점 더 약해지고 있고 애플 스마트폰에 관한 잠재적 수요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의 수요를 전작보다 강하게 전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정상화, 아이폰8/X~아이폰XS/XR 시리즈 사용자들의 교체주기가 다가오는 점 등에 근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이 최근 아이폰12 시리즈 기반의 실적 증가를 아이폰13 시리즈를 통해서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1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0개 모델 가운데 6개는 애플 아이폰이었다. 이 중 아이폰12 시리즈 4개 모델이 세계 전체 판매량의 16%를 차지했다.
LG이노텍은 아이폰12 시리즈 판매 호조에 따라 올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금융투자는 LG이노텍이 1분기 매출 3조1370억 원, 영업이익 3117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62.9%, 영업이익은 91.6% 늘어나는 것이다.
애플은 LG이노텍 매출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대형 고객사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를 확대할수록 LG이노텍이 차지하는 몫도 많아진다고 볼 수 있다.
LG이노텍 2020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애플(주요고객 A) 비중이 67.7%(6조4618억 원)에 이르렀다. 2019년 64.3%와 비교해 소폭 확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