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2021-02-10 18: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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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다투는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관한 미국 국제무역위(ITC)의 최종 판결이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국언론이 바라봤다.
블룸버그는 9일 "미국 국제무역위(ITC)가 LG의 손을 들어준다면 이 결정은 미국의 전기차 생산을 방해할 수 있다"며 "LG에 유리한 판결은 전기차 전환을 촉진하겠다고 약속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녹색에너지 의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왼쪽),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
이 매체는 "이런 결정이 나면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대통령의 수입금지 거부에 희망을 걸 것이다"면서도 "다만 지난 30년 동안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 결정을 기각한 것은 단 한 번뿐"이라고 덧붙였다.
허핑턴포스트도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한국의 두 배터리회사의 분쟁이 새 정부의 계획을 어긋나게 할 수 있다"며 "두 회사의 분쟁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공장이 들어설 조지아에서 바이든이 승리하고 민주당 상원 다수가 SK의 새로운 공장 건설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피해도 입힐 수 있다"고 보도했다.
SK이노베이션은 3조 원을 투입해 조지아주에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다. 조지아주 역사상 단일 기업의 투자유치로는 최대 규모다. 이 투자와 관련해 최소 2600개 이상 일자리 창출도 약속했다.
미국 국제무역위가 SK이노베이션에 최종 패소 판결을 내리게 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는 물론 관련 부품까지 미국 수입이 금지된다. 배터리 소재 부품 모두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해 사실상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60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지적재산권을 강조하는 기조도 있어 거부권을 쓰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 SK이노베이션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바이든닷컴이라는 정책홍보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성공적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계획을 위해서는 당장의 일자리뿐 아니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산업과 이와 관련한 일자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불공정 무역과 미국의 지식재산권 탈취라는 관행의 근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국제무역위는 10일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한국시각으로는 10일 오후 늦게나 11일 오전 사이에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