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도 순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장기화되며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반덤핑 관세로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진 상황에 놓였다.
2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부(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2020년 임단협 교섭 장기화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대의원 대회를 통해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노동쟁의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9일 회사와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면서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냈다. 이뿐 아니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날짜도 28일로 확정하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말로만 협상하는 교섭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회사와 교섭결렬을 선언했다”며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통해 쟁의권을 확보하고 협상의 우위를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금 정액 12만304원 인상과 함께 2018년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상여 200% 반납한 것을 환원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꼽고 있다.
전 사장으로서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올해 순이익 흑자전환으로 가는 길이 더욱 험난해질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4년 12월에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째 순손실을 내고 있다. 2019년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574억 원을 내기도 했지만 고금리 장기 차입금에 따른 높은 이자부담으로 결국 순손실 434억 원을 봤다.
금호타이어는 2020년 코로나19로 고전하며 재무 건전성이 더 나빠져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223.5%에 이른다. 1년 전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
금융정보회사인 FN가이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2020년에도 연결기준으로 연간 순손실 92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6년 째 순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애초 증권가에서는 금호타이어가 가동률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2014년 이후 7년 만에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바라봤다. 금호타이어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470억 원가량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연초부터 파업 가능성이 커지는 점과 함께 회사 대외환경이 악화되면서 흑자전환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핵심 해외시장인 미국 정부가 금호타이어를 비롯한 국내 타이어업체에 1월부터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 상황에 몰려있다.
미국은 교체용 타이어시장에서 18인치 고수익 타이어가 잘 팔리는 곳으로 금호타이어뿐 아니라 국내 타이어회사들의 핵심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덤핑 관세와 관련해 예비판정을 받은 결과 1월부터 추가 관세 27.81%를 물게 됐다. 넥센타이어가 14.24%를 부과받은 것보다 훨씬 높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회사들과 관세 부과와 관련해 항소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당장의 수익성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덤핑 관세와 관련해 일부는 마진을 희생하고 일부는 판매가격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단기 가격 경쟁력 하락과 수익성 훼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