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핵심부품을 공급하며 전기차시대를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E-GMP 부품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은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현대모비스 지배회사 자격 보여야,  조성환 전기차부품 성과 더욱 중요

▲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25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황해경제자유구역 내 경기도 평택 포승지구에 짓고 있는 평택 공장이 내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하면 친환경차 부품사업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평택 공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인 PE모듈을 중점적으로 생산한다.

현대모비스는 평택 공장에서 생산하는 PE모듈을 내년 연간 15만 대 수준에서 2026년 30만 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생산을 빠르게 늘릴 계획을 세운 만큼 이에 대응하는 것이다. 현대차만 보더라도 전기차 판매를 2021년 16만 대에서 2025년 56만 대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PE(Power Electric)모듈은 모터, 인버터, 감속기 등을 통합한 전기차의 핵심부품으로 E-GMP의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부품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최근 진행한 E-GMP 글로벌 공개행사에서 PE모듈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E-GMP의 PE모듈은 공간 확보와 중량 절감을 위해 크기와 무게를 줄였고 부품 사이 에너지 전달 손실을 낮춰 성능과 효율을 높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 각각 E-GMP를 활용한 전기차 아이오닉5와 CV(프로젝트명)을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며 글로벌 전기차시장 선도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모비스가 E-GMP의 핵심부품인 PE모듈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조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조 사장은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으로 석사,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부문장, 현대모비스 전장BU장 등을 역임했는데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모비스 대표에 내정됐다.

조 사장이 E-GMP의 성공적 시장 안착을 지원하는 일은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 강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E-GMP의 성공은 현대차와 기아차뿐 아니라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 역시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2021년부터 주력 고객사인 현대기아차의 E-GMP 기반 전기차 양산에 따라 수혜를 입을 것이다”며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매출은 앞으로 6년 동안 연평균 22%씩 늘어 2025년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 성장성을 시장에서 인정받는 일이 중요하다.

현대모비스가 성장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현대모비스를 놓는 시나리오는 시장에서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E-GMP의 성공을 얼마나 잘 뒷받침하느냐는 조 사장의 앞으로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모비스 지배회사 자격 보여야,  조성환 전기차부품 성과 더욱 중요

▲ 현대차그룹 E-GMP에 쓰이는 PE모듈.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기아차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핵심계열사로 지금껏 현대모비스 대표를 지내면 이를 끝으로 고문 등으로 물러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조 사장 선임인 박정국 사장은 현대차로 다시 돌아가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을 맡으며 중용됐다.

전기차시대 기술 경쟁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현대차를 대표하는 연구개발 전문가인 박정국 사장의 역량이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는데 조 사장 역시 현대모비스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박정국 사장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

조 사장과 박정국 사장은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현대차그룹 연구개발 조직에 오래 몸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 사장은 1961년 태어나 전임인 박정국 사장보다 4살 어리기도 하다.

조 사장은 현대모비스 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을 통해 “친환경 핵심부품의 기술 경쟁력도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현대모비스가 21세기를 선도하는 세계적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