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세계백화점부문의 연말인사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5일 신세계와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세계백화점부문은 12월 초로 예정된 연말인사에서 파격적 인적쇄신보다는 다시 한번 안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세계 코로나19에 실적 고전, 정유경 연말인사 인적쇄신 선택할까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신세계백화점부문 임원들 대부분이 올해로 임기 1년차를 보내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라는 불가피한 사태를 이유로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위기상황에서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기조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연말인사를 돌이켜봐도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과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의 자리를 서로 맞바꾼 것 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다만 신세계백화점부문이 사상 첫 분기적자를 낸 만큼 코로나19 장기화 등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일부 인사의 교체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부문은 2분기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아 영업손실 431억 원을 봤다. 2011년 이마트부문과 나눠 분리경영을 한 뒤 처음으로 분기적자를 냈다.

올해 3분기는 적자를 모면한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신세계백화점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 줄어든 9204억 원, 영업이익은 44% 감소한 285억 원으로 추산된다"며 "다만 3분기에는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파악했다.
 
신세계백화점부문에서 2021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주요 임원으로는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가 있다.

손영식 대표는 2017년 3월 신세계디에프 대표를 맡아 그해 3분기 첫 영업이익 분기흑자를 이끌어내고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신세계디에프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면세업계의 지형이 달라지고 있어 신세계디에프 리더십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손영식 대표가 4년 동안 대표를 맡아왔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이르면 2022년에 종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빠른 시일 안에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여전해 면세사업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중국의 경제보복에 이어 올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여객감소로 타격을 계속 받고 있다. 신세계디에프는 2020년 상반기 영업손실 694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모회사인 신세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신세계디에프에 1천억 원을 출자했고 신세계 소유 부동산을 일부 양도하는 등 모두 3천억 원에 이르는 규모를 지원했다.

신세계디에프를 살리기 위해 신세계그룹이 치른 대가가 컸던 만큼 더 이상의 출혈을 막기 위해서라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말도 신세계 안팎에서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