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칩스와 네패스 등 시스템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능형 반도체 지원정책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기업신용평가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능형 반도체의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정책이 추진되며 시스템반도체업계가 기술역량을 키워 사업을 확대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이사(왼쪽), 이병구 네패스 회장.
지능형 반도체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산업 생태계의 핵심기반으로 꼽히며 자율주행차, 로봇,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수요가 많아 반도체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지능형 반도체 개발은 주로 시스템반도체 기업들이 추진한다.
시스템반도체는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을 지니기 때문에 지능형 반도체에서 핵심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이뤄지며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제조 전문기업인 파운드리, 패키지와 테스트 등 후공정 전문기업 등 으로 산업 내 역할이 구분된다.
팹리스인 텔레칩스와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 네패스는 지능형 반도체 기술 개발과 수요 증가에 따라 사업확대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텔레칩스는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로 통신 관련 애플리케이션 제품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칩과 솔루션을 개발한다.
특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사용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는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크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등 시스템을 뜻한다.
조상진 NICE평가정보 선임연구원은 “텔레칩스는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아 정부의 개술 개발과 지원정책에 여러 차례 참여기업에 선정됐다”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안정적 매출을 내며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패스는 시스템반도체 후공정기업으로 삼성전자 등 종합반도체기업이나 팹리스들을 고객으로 뒀다. 웨이퍼레벨패키지 등 반도체 후공정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웨이퍼레벨패키지는 반도체칩의 기판인 웨이퍼 상태에서 한 번에 패키지와 테스트를 진행한 뒤 칩을 절단해 완제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 조립방식과 비교해 시스템반도체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특히 글로벌 시스템반도체업계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팬아웃’ 웨이퍼레벨패키지 양산에 성공해 기술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팬아웃 웨이퍼레벨패키지는 반도체의 물리적 특성에 가장 적합한 기술로 평가되며 시장규모도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성능 고도화로 테스트와 팬아웃 웨이퍼레벨패키지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네패스의 실적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부는 지능형 반도체 지원을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지능형 반도체 기술 개발사업을 위해 2020~2029년에 1조9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과기정통부는 23일 지능형 반도체와 관련한 4개 분야에서 4개 컨소시엄, 28개 수행기관을 선정해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텔레칩스와 네패스는 과기정통부가 선정한 ‘모바일’ 분야 수행기관에 꼽혔다.
텔레칩스와 네패스는 대학과 연구기관 등 다른 9개 기관과 함께 5년 동안 자율주행차와 드론 등 모바일 기기에 활용한 지능형 반도체를 개발한다.
여기서 개발하는 지능형 반도체는 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의 시장 수요가 높고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향한 중장기적 기대가 높은 만큼 연구개발 역량을 키워 사업확대에 나서는 데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사업은 소자, 설계, 장비·공정 기술 등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준비한 것”이라며 “앞으로 기존 연구개발 성과를 민간에 확대하고 민관 역량을 결집해 세계시장에 도전하며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 등 민간의 기술혁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