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항공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유동성 확보 문제로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만큼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바라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미래 항공매출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자산유동화증권에서 예정보다 자금을 일찍 갚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조원태 회장은 계획했던 유휴자산 매각을 서두르고 요금을 할인한 선불항공권을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내놓는 등 현금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다행히 정부가 항공산업 맞춤형 지원대책을 내놓았지만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직원 고용유지 및 정상화 이후 이익 공유 등의 전제 조건을 달아 녹록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제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대신에 지원받는 기업들에 상응하는 의무도 부과할 것"이라며 "고용안정이 전제되어야 기업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며 임원의 보수 제한과 주주 배당 제한, 자사주 취득 금지 등 도덕적 해이를 막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경영권을 유지했기 때문에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원태 회장이 최근 대한항공에서 무급휴직을 실시하지 않고 6개월간 유급휴직을 추진한 것도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직원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라는 시선도 나왔다.
따라서 고용유지를 조건으로 제시한 정부 지원은 조원태 회장에게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주는 좋은 신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