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이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을 내는 상품구역에 집중하는 것을 놓고 정 회장이 면세점사업을 넘어 그룹 차원의 전략을 펴고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정 회장은 일찍부터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망을 활용해 패션과 가구 등의 제조업을 키워 왔는데 이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도 면세사업에 그치지 않고 패션사업도 함께 키운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올해 1월만 해도 하루 평균 20만 명이 방문하는 공항이기 때문에 세계 관광객들에게 한섬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한섬은 아직까지 서울시내 면세점인 HDC신라면세점에만 편집숍 형태로 입점해있다. 해외 명품브랜드가 아니면 면세점에 입점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한섬은 지난해부터 해외진출을 준비해온 만큼 인천공항면세점에 입점하면 인지도 강화를 통해 해외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섬은 지난해 1월 대표 패션브랜드인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를 앞세워 4대 패션위크로 꼽히는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한 뒤 파리에서 단독 쇼룸을 열고 20개 글로벌 패션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중국에서도 중국 최대 유통회사로 꼽히는 백련그룹과 수출계약을 맺고 중국 고급 백화점인 상하이 제일팔백반백화점 등에 매장을 내면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신세계그룹도 신세계면세점을 발판 삼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인 ‘비디비치’의 중국 진출과 아시아 면세점 입점에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패션‧기타에 집중한 것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패션 등 기존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