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에 미국 경제 성장세가 점차 둔화하겠지만 경기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23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미국 경기가 사상 두 번째로 긴 확장기를 보이고 있으나 경기 과열 정도와 금융 불균형 등 상황을 고려할 때 1년 안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과거 미국 경기 침체를 초래한 요인을 점검할 결과 현재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역사적 경기 침체 요인으로는 경기 과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정책, 과잉투자에 따른 경기 불균형, 유가 급등 등이 꼽혔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 고용시장의 상황을 진단해 보면 다소 과열 양상이지만 임금상승 압력이 크지 않고 물가상승률도 빠르게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급격한 통화 긴축이 나올 만큼 경기 과열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부채 증가 속도도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국제유가는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또한 경기 침체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라고 한국은행은 전했다.
실제 미국 지역 연방준비은행과 투자은행들이 1년 이내 경기 침체 확률을 계산한 결과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6%,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10% 안팎으로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등은 정부 재정정책이 내년까지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이후에도 부정적 영향 정도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중기적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 투자은행은 3년 내 경기 침체 가능성을 50% 아래로 보지만 일부는 2년 후부터 경기 침체 확률이 6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미국의 경제 성장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9%에서 내년 2%대 중반으로 내려갈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합의 없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추진되면 영국은 물론 유럽연합(EU)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란은행은 합의 없는 브렉시트가 추진됐을 때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8%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은 국내총생산 감소폭이 1.5~1.6%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