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응준 핀크 대표이사 사장이 핀크의 서비스 분야를 넓히고 있다.
이용자 수를 늘려 ‘데이터 기반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활금융 플랫폼 핀크가 선불카드 ‘핀크카드’를 선보이고 젊은층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핀크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2017년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생활금융 플랫폼을 지향한다.
핀크카드는 고객들이 미리 일정 금액을 충전하면 이 금액에 한해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선불식 카드다.
민응준 사장은 방송인 유병재씨를 핀크카드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2030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올린 핀크카드 광고영상은 7일 만에 조회수 22만 건을 넘기는 등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핀크카드 외에도 보험상품, 해외송금, 소액대출 등 여러 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고 하나씩 내놓기 시작했다.
최근 보험 스타트업 마이리얼플랜과 손잡고 보험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12월 안에 해외송금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도 잡아뒀다. 소액대출은 8월부터 이미 제공하고 있다.
민 사장은 핀크 이용자 수를 공격적으로 확보해 향후 데이터 기반의 금융 서비스로 핀크의 사업모델을 전환할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금융회사와 제휴를 통해 금융상품을 중개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지만 플랫폼 이용자가 늘어나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도화된 금융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 사장은 LG유플러스 상무를 거쳐 전자결제회사 다날과 중소기업 자금조달 플랫폼 '핀투비'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핀테크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대기업뿐만 아니라 초기 단계의 핀테크 기업을 이끌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설립 2년차를 맞는 핀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로드맵을 꾸리기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된다.
민 사장은 당분간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핀크 고객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데이터를 많이 축적할수록 금융 서비스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금융 소비자를 확보하는 것이 핀테크회사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핀크는 지난해 영업손실 155억 원을 낸 데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적자 132억 원을 봤다. 이 때문에 핀크가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어 지속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민 사장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핀크는 당장의 큰 수익을 도모하기보다 고객들에 의미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금융플랫폼의 역할을 갖춰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초기 적자에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였다.
핀크는 설립 초기부터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상품을 추천하거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목표로 뒀다.
민 사장은 핀크 설립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핀크를 은행이 아닌 데이터사업자로 결론내리고 데이터를 많이 모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핀테크업계의 한 관계자는 “핀크의 초기 사업비용이 당초 잡아든 예상치를 밑돌아 투자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초기 투자금이 바닥나더라도 하나금융지주나 SK텔레콤 등 튼튼한 모회사를 두고 있어 손실을 버틸 체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핀크는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각각 51%, 49%의 지분을 들고 있으며 출자규모는 양쪽을 합해서 500억 원이다.
핀크 관계자는 “핀크가 초기 사업기간에 손실을 내고 있지만 핀테크회사라면 누구나 겪는 과정인 데다 경쟁회사와 비교했을 때 초기 손실폭이 크지 않다”며 “궁극적으로 고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