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미국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며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에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짓고 있는 전기차공장을 완공한 뒤 2020년부터 '모델3' 등 전기차를 연간 50만 대 규모로 생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그동안 전기차에 사용하는 배터리를 일본 파나소닉에서 독점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중국 공장에서 사용하는 배터리는 파나소닉 이외 업체에서 사들일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 연구원은 "테슬라가 전기차를 글로벌 대량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업체의 배터리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국내 배터리업체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공격적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파나소닉의 배터리 출하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 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 경험이 있는 국내 배터리업체가 유력한 새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로 부상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SDI는 테슬라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하는 원통형 배터리시장에서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앞세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해 협력관계를 맺은 적도 있다.
한 연구원은 "삼성SDI와 같이 기술 수준이 높은 한국 배터리업체가 테슬라의 중국시장 파트너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현지 배터리업체를 키우겠다는 목적으로 삼성SDI 등 해외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수년째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삼성SDI는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대거 놓치며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테슬라의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을 통해 삼성SDI가 이르면 2020년부터 중국시장에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한 연구원은 "중국 배터리업체 BYD도 삼성SDI와 배터리 제조에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삼성SDI에 기회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