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아제강지주가 철강 시장 불황과 미국의 관세 등에 대응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신사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세아그룹 오너 3세인 이주성 사장이 약 4년 간 공들인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은 올해 본격 시동을 걸었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익이 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아제강지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본격 가동, 이주성 철강 부진과 관세 파고 넘는다 

▲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신사업에 돌입하면서, 철강 시장 불황과 미국의 관세 부과 등에 따른 실적 악화에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제강지주> 


이 사장은 해상풍력 확대 추세에 맞춰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신설법인인 세아윈드에 추가 출자, 설비·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 

22일 영국 현지 외신과 세아제강지주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세아윈드는 7월부터 영국 북동부 티스사이드 지역에서 해상풍력 발전 고정식 하부구조물 ‘모노파일’의 첫 생산에 들어갔다.

세아윈드는 세아제강지주가 2021년 해상풍력 발전 하부구조물 제조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한 법인으로, 2022년부터 모노파일 방식의 하부구조물 제조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세아제강지주가 세아윈드에 투자한 총 자금은 4천억 원이다. 티스사이드 공장의 모노파일 생산능력은 연간 40만 톤이다.

세아제강그룹은 세아제강, 세아스틸인터내셔널 등 계열사까지 총 동원해 세아윈드에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등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신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아제강지주의 해상풍력 사업 투자로 그룹 전반의 재무부담이 대폭 늘었다. 세아제강지주의 연결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말 5992억 원에서 2025년 1분기 말 1조5150억 원으로 약 2.5배 늘었다.

계열사 세아제강과 세아스틸인터내셔널은 올해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세아윈드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1550억 원 규모로 취득하는 등 투자 지원에 나섰다.

세아윈드는 조달한 자금으로 사업량 확대와 품질 개선을 위한 설비·인프라 확대에 투자하고, 현재 300명 미만의 인력 규모를 최대 750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는 덴마크의 오스테드와 2021년 6600억 원 규모의 모노파일 방식의 하부구조물 공급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2023년 말에는 스웨덴의 바텐폴과 1조49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까지 따내며 2027년 말까지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BNK투자증권 측은 “세아윈드는 2025년 초기 공장 가동에 따른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2026년에는 영업이익 125억 원, 2027년에는 영업이익 403억 원을 예상한다”고 예상했다.

세아윈드는 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은 이주성 사장이 세아제강에서 부사장을 맡던 시절부터 공들여온 사업으로, 강관 사업에 치우친 회사의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장은 세아제강지주에 있던 태스크포스 조직인 해상구조물(OF)추진실을 2020년 9월 정식 조직으로 격상시켰고, 같은 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해상구조물 추진실 밑에 해상구조물1팀과 해상구조물2팀을 새로 편성해 힘을 실었다.
 
세아제강지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본격 가동, 이주성 철강 부진과 관세 파고 넘는다 

▲ 세아윈드의 영국 티스사이드 공장에서 해상풍력 고정식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이 생산되고 있다. <세아윈드>


세아제강지주는 국내 1위의 강관(파이프) 제조사로 최근 국내 건설경기 악화로 실적이 부진하고, 트럼프 집권 후 부과된 철강관세 여파로 강관 수출도 부진을 겪으며 실적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세아제강지주 실적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9133억 원 영업이익 5909억 원으로 고점을 찍었다가 2024년에는 매출 3조6751억 원, 영업이익 2116억 원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64.2% 줄었다.

세아그룹은 오너 2세인 고 이운형 회장의 아들인 이태성 사장이 특수강 중심의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지주를, 이운형 회장의 동생인 이순형 회장의 아들 이주성 사장이 강관(파이프) 중심의 세아제강지주를 각각 나눠 경영하는 사촌경영 체제다.

이주성 사장은 1978년 생으로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 등을 취득했다.

그는 2008년 세아홀딩스 전략팀장으로 입사한 뒤 세아베스틸, 세아제강을 거쳐 2018년 1월 세아제강 부사장에 올랐다. 2019년 1월부터는 세아제강지주 경영총괄 대표이사 부사장과 세아제강 경영기획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