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미국 ESS 사업에서 기회 본다, 중국 업체와 경쟁 본격화 의지

▲ 미국 미시간주 홀란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단독공장. < LG에너지솔루션>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낸다.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미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을 ESS 중심으로 재편해 중국 업체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는 셈이다. 

트리스탄 도허티 LG에너지솔루션버테크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미국에서 (ESS)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기회”라고 말했다고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미국 ESS 시장은 그동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가 사실상 장악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CRU의 샘 애드햄 배터리 전문가는 “중국 제조업체는 ESS 배터리에 가장 적합한 저비용 화학 기술을 수십 년 동안 개발했다”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LG에너지솔루션 또한 같은 기술을 확보하고 미국 ESS 시장에 진출해 중국 업체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 홀란드에 위치한 단독공장을 기존 전기차 배터리에서 ESS용 LFP 배터리 제조로 개조해 올해 6월1일 양산에 들어갔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예상보다 수요 증가가 느린 반면 ESS는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전력망 강화 등으로 수요가 급격히 성장해 LG에너지솔루션도 이에 대응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내 ESS 배터리 설치량이 세 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34% 성장을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새 공장을 짓기보다 기존 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ESS를 생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명도 나왔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은 2023년보다 24% 감소해 올해 설비투자(CAPEX)를 최대 30%까지 줄인다는 방침도 세웠다.

박재홍 LG에너지솔루션버테크 법인장 상무는 “ESS는 회사 내에서 오랫동안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다”라며 현재는 기회 요소로 바뀌었음을 시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