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1-12-31 11: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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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이 2022년 수직증축 리모델링시장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리모델링사업 4곳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최다 리모델링 준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수직증축시장이 열린다면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 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
3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이 컨소시엄 주관사로 5월 수주한 서울 가락 쌍용1차 아파트가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해 사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가락 쌍용1차 아파트(2064세대)를 3개 층 수직증축을 통해 2373세대로 늘리는 것이다.
이 사업은 공사비가 8천억 원으로 국내 리모델링사업 역대 최대 규모다. 지분율을 쌍용건설 26%, 포스코건설 26%, 현대엔지니어링 25%, 대우건설 23%다.
최근 가락 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1차 안전진단에서 수직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B등급을 받았다. C등급을 받으면 수평증축 리모델링만 가능하다. B등급 이상이 나와야 수익성 높은 수직증축 방식이 가능하다.
수직증축은 층수를 올려 증축하는 방식으로 세대수가 늘어나 사업성이 좋다. 수평증축은 1차 안전진단만 통과하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수직증축은 2차 안전성 검토 등 기술적 검증이 필요해 사업 추진이 까다롭다.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2014년 주택법 개정에 따라 법적으로는 가능해졌다. 하지만 리모델링 증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력벽(건물의 하중을 견디는 벽) 철거 및 2차 안정성 검토 규제 등으로 인해 실제 사업 추진은 쉽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서울 강남구 청담건영, 경기 분당 구미동 무지개마을4단지 등 여러 리모델링 조합이 수직증축을 추진하다가 안정성 검토 규제를 통과하지 못해 수평증축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수직증축 제도 도입 당시 향후 자세히 검토하겠다며 2019년경 결론을 짓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정부에서 수직증축을 허가해주면 주택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무척 조심하는 것 같다”며 “주거환경 개선 차원에서 리모델링은 시대적 흐름이라 할 수 있는 만큼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에서는 적극적으로 수직증축 규제의 완화를 요청하고 있다. 리모델링사업 활성화를 통해 주거환경 개선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각종 규제가 덜해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변항용 전국공동주택리모델링협회장은 최근 언론매체 인터뷰에서 “수직증축에 관한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지적하고 해법을 찾겠다”며 “기존 구조물을 활용한 리모델링 활성화가 자원 재활용과 탄소배출 저감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23년 동안 건축구조 업무를 담당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쌍용건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리모델링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형 건설사와 적극적 컨소시엄 구성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
특히 수직증축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다른 대형 건설사들에게서 더 많은 구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도 나온다.
앞서 쌍용건설은 서울 마포 호수아파트(현 밤섬예가클래식)를 건설사 가운데 최초로 2층 수직증축에 성공하며 리모델링 기술력을 입증했다. 1개층을 올려본 곳은 많지만 2개층 수직증축 공사의 준공실적을 보유한 건설사는 쌍용건설이 유일하다.
쌍용건설은 2000년 건설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만들어 시장에 진출했고 서울 '방배쌍용예가클래식', '당산쌍용예가클래식', '도곡쌍용예가', '밤섬예가클래식' 등 리모델링사업을 마쳐 준공기준으로 봤을 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시공실적 1위로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2020년 말 리모델링팀도 다시 만들었다"며 "앞으로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사업분석과 위험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리모델링사업을 강조하기도 했다.
쌍용건설이 리모델링사업에서 다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대형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형성하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부족한 리모델링 시공경험을 메울 수 있다.
서울 가락 쌍용1차 리모델링뿐 아니라 앞서 3월 광명 철산한신 리모델링사업(공사비 4600억 원)도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을 따냈다.
2022년 들어 리모델링시장은 더욱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돼 김 회장은 이 방면으로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2021년 12월 초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단지는 93개 단지로 집계됐다. 2019년(37개 단지), 2020년(58개 단지)와 비교하면 시장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신규택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는 리모델링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국내 최다 리모델링 준공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락 쌍용1차 아파트를 강남권 최고의 리모델링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시키겠다”며 “수직증축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