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양식품 오너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지 주목받고 있다.

전 전무는 지난해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삼양식품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무로 승진했지만 비슷한 나이대인 식품업계 오너 일가의 직급과 비교할 때 승진 속도가 두드러지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COO 전무(사진)가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양식품>


올해는 그가 주도하고 있는 신사업 브랜드의 성과가 승진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2일 삼양식품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삼양라운드스퀘어는 2026년 11월 말경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최근 3년 동안 2023년 10월31일, 2024년 11월26일, 2025년 11월17일에 각각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식품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전병우 전무의 입지 변화다.

전 전무는 1994년생으로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이자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손자다.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에 부장으로 입사해 2020년 이사, 2023년 상무로 승진한 뒤 지난해 11월 전무로 올라섰다.

지난해 전무 승진 당시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전 전무가 중국 자싱공장 설립과 코첼라 등 불닭 브랜드 글로벌 마케팅을 주도하며 해외사업 성장 기반을 마련한 성과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인사에서 전 전무가 부사장 승진 명단에 오른다면 전무에 오른 지 약 1년 만에 다시 직급이 높아지는 셈이다.

오너일가의 초고속 승진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도 있지만 삼양식품에는 이미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올라선 전례가 있어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2023년 말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2024년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불닭 브랜드의 연매출 1조 원 달성에 기여한 성과 등을 인사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전 전무는 삼양라운드스퀘어 COO이자 삼양식품 헬스케어BU장 겸 미토믹스연구소장으로서 '불닭' 브랜드의 뒤를 이을 삼양식품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그런 만큼 올해 승진 명분으로는 전 전무가 이끄는 '넥스트 불닭' 신사업 성과가 꼽힐 수 있다.

삼양식품이 전 전무의 성과로 새롭게 내세우고 있는 사업은 프로틴 파스타 브랜드 '탱글'이다.

탱글은 전 전무가 직접 개발을 주도한 브랜드다. 간편식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단백질을 강조한 파스타로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 반영됐다.

탱글은 지난해 4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뒤 현재 50여 나라에 진출했다. 미국 월마트와 일본 편의점 로손 등 주요 유통망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제품 경쟁력도 일부 인정받았다. 탱글은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전 제품이 우수 미각상을 받고 레드닷, iF 등 유명 디자인어워드에서도 수상했다.

다만 글로벌 유통망 확대가 아직 뚜렷한 매출 기여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탱글의 분기 매출은 100억 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삼양식품의 분기 매출이 7천억 원을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초반대다.

전 전무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온 뉴트리션 사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뉴트리션 부문 매출은 14억81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억9500만 원보다 약 6.2%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1%에 불과하다.

전 전무가 직접 관여한 신사업 브랜드들이 성장 단계에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 전무가 삼양라운드스퀘어 COO로서 그룹 운영을 총괄하는 만큼 삼양식품이 새롭게 육성하고 있는 프리미엄 라면 사업 성과가 승진 명분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1월 우지 유탕 방식을 되살린 '삼양1963'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같은 기술을 짜장라면으로 확장한 '짜르르'를 출시했다. 불닭의 글로벌 흥행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이다.

▲ 삼양식품은 우지 유탕 방식을 되살린 '삼양1963'과 같은 기술을 짜장라면으로 확장한 '짜르르'를 '넥스트 불닭' 신사업으로 내세우며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7일 서울 중구 삼양식품 명동사옥에서 열린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두 제품은 전 전무가 직접 개발을 주도한 사업은 아니다. 다만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신사업 육성 성과가 경영 평가에 반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전 전무는 지난해 승진 인사 당시에도 직접 제품을 개발한 성과보다는 중국 자싱공장 설립과 글로벌 마케팅 등 사업 전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와 같은 평가 기준이 올해에도 적용된다면 삼양1963과 짜르르를 통한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도 승진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임원의 승진 등 인사는 사업 성과, 관리 역량 등 객관적 평가 기준, 조직 및 경영적 필요성 등 정해진 절차에 따라 종합적으로 검토해 진행된다"며 "현 단계에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오너3세들의 고속승진은 잇따르고 있다.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농심 미래사업실장 부사장은 1993년생으로 2024년 11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이후 2025년 11월 실시된 정기 임원 인사에서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입사 6년 만에 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장남인 담서원 오리온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도 마찬가지다. 담 부사장은 1989년생으로 2021년 오리온그룹에 입사해 2023년 상무, 2024년 전무에 이어 2025년 11월 입사 4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 전무가 올해로 입사 7년차에 들어선 것을 감안할 때 주요 식품업계 오너경영인 가운데 오히려 부사장 승진이 늦는 편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