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서거했다. 향년 88세.

태국 왕실사무국은 성명을 통해 “폐하께서 13일 오후 3시52분 시리라즈 병원에서 영면했다”고 밝혔다.

왕실사무국은 “주치의들이 최선을 다해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치료했지만 국왕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계속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70년 재위' 푸미폰 태국 국왕 88세로 서거  
▲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
왕실사무국은 국왕의 구체적 사망원인과 애도기간, 후계구도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푸미폰 국왕은 1946년 6월9일부터 2016년 10월13일까지 70년 126일 동안 왕위를 유지했다. 나라가 위기상황에 몰렸을 때마다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푸미폰 국왕은 2009년부터 고열과 저혈압, 심장 박동수 증가 등 여러 증세로 수차례 병원 신세를 지면서 건강 이상설을 낳았다.

1월 입원 도중 휠체어를 타고 왕궁을 둘러보는 모습이 포착된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왕실사무국은 9일 혈액투석 및 과도하게 분비되는 척수액을 빼내기 위해 삽관을 교체했는데 이후 국왕의 건강상태가 ‘불안정’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푸미폰 국왕의 서거에 따라 왕실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국은 1932년 절대왕정을 마감하고 입헌군주제로 전환했지만 푸미폰 국왕이 단순히 상징적 존재에 머물지 않고 국가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이를 고려할 때 푸미폰 국왕의 서거 이후 태국 왕실의 후계구도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태국의 정치구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태국은 2007년에 헌법을 개정했는데 왕위계승과 관련해 왕실법을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푸미폰 국왕은 시리킷 키티야카라 왕비와의 사이에 1명의 왕자와 3명의 공주를 뒀다. 푸미온 국왕은 1972년 유일한 왕자이자 장손인 와치라롱껀(64)왕자를 왕세자이자 후계자로 공식 지명했다. 왕실법과 이를 인용한 헌법에 따라 푸미폰 국왕의 뒤를 이을 후계자 1순위는 와치라롱껀 왕세자다.

하지만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와 국왕의 정치자문단인 추밀원 등 세력구도가 후계구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와치라롱껀 왕세자가 그동안 여러 차례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 탓에 태국 국민들로부터 신뢰가 낮은 점도 불안을 키운다.

푸미폰 국왕의 4자녀 가운데 셋째인 짜크리 시린톤 공주가 차기 후계자로 하마평에 오르기도 한다. 와치라롱껀 왕세자와 4번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디빵꼰 라스미조티 왕자를 선호하는 세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