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전시산업 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국가·지역 대표 전시회 집중 육성에 나선다. 첨단산업과 한류 콘텐츠를 결합해 국내 전시회를 기업의 수출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전시산업은 전시장 확충과 행사 수 증가에도 대형 전시회 비중이 낮고 해외 네트워크도 취약한 상황이다. 정부가 유망 전시회에 대한 집중 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만큼 주최사의 기획력을 높이고 해외 바이어 유치를 실제 수출계약과 지역 체류·소비로 연결할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이 정책 성과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전시산업 발전 로드맵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국가·지역 대표 전시회를 5개 이상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산업·문화 융합형 대형 전시회 개최 비중도 현재 5%에서 20%로 확대한다.
첨단산업 전시회는 인공지능(AI)을 공통 주제로 연계·통합하고 식품·화장품 전시회는 문화·관광 프로그램과 결합한다. 지방에서는 '5극3특' 성장엔진과 연계한 특화 전시회를 선정해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시산업 지원 예산을 올해 70억 원에서 내년 117억 원으로 47억 원 늘린 정부안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지역 대표 전시회 육성을 위한 신규 예산은 35억 원이다.
이번 로드맵의 특징은 여러 전시회에 예산을 나눠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수의 유망 전시회를 집중 육성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연간 약 70개 전시회에 회당 7천만 원 수준을 지원했으나 해외 바이어 유치 비용에 치우쳐 전시회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가 전시산업 육성에 나서는 것은 전시산업이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데다, 최근에는 신기술 교류와 산업 간 협력을 촉진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전시산업은 양적 성장에도 글로벌 경쟁력이 충분히 높아지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전시장 면적은 2008년 19만㎡에서 2024년 34만㎡로 늘었고 같은 기간 전시회 개최 건수는 264건에서 736건으로 증가했다. 2024년 전시산업 직접 매출도 4조 원 규모에 이르렀다.
하지만 2024년 개최된 전시회 가운데 3만㎡ 이상 대형 전시회는 38건으로 전체의 5.2%에 그쳤다. 1만㎡ 미만 소형 전시회는 514건으로 69.8%를 차지했다. 기업 간 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B2B 전시회 비중도 19.3%로, 소비자 대상 B2C 전시회 62.2%보다 크게 낮았다. 전시 주최사 가운데 종사자 9인 이하 기업이 약 70%를 차지하는 영세한 산업구조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 전시 주최사 1014곳 가운데 해외에 진출한 곳은 8곳에 불과했고 해외 현지사무소를 둔 곳은 코엑스와 엑스포럼 등 2곳뿐이었다.
반면 올해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가한 한국 기업은 853곳으로 전체 참가기업의 약 20%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주요 전시회를 적극 활용하는 것과 달리 국내 전시 주최사의 해외 진출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역별 격차도 뚜렷하다. 2025년 비수도권에서 열린 전시회는 329건으로 전체의 약 45%였지만 3만㎡ 이상 대형 전시회는 전국 38건 가운데 7건에 그쳤다. 비수도권 전시장 11곳 가운데 7곳은 가동률이 50% 미만이었다.
정부는 이런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첨단산업 전시회의 연계·통합과 지역 특화 전시회의 콘텐츠 강화에 집중한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13일 출범한 'K 커넥트 AI'가 첫 실행 사례다. 한국전자전과 반도체대전, 산업 AI 엑스포, 아시아기계&제조산업전, 로보월드 등 5개 전시회를 AI라는 공통 주제로 연결한다.
올해는 10월13일부터 11월7일까지 코엑스와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연계해 국제 콘퍼런스와 특별관, 수출상담회 등을 진행한다. 해외 바이어 약 130개사를 초청하고 AI를 활용한 사전 매칭으로 상담 성과를 높일 계획을 세웠다.
2028년 11월 킨텍스 제3전시장이 완공돼 전체 전시 면적이 17만㎡로 확대되면 2029~2030년에는 전시회 개최 시기와 장소, 브랜드를 통합해 아시아·태평양을 대표하는 첨단산업 전시회로 발전시킨다.
식품·화장품 분야에서는 주요 전시회를 봄·가을 도시축제와 연계해 해외 바이어와 일반 참관객을 유치하고 지역 체류와 소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대표 전시회는 지역 성장엔진과의 연계성, 성장전략, 전시 인프라와 규모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대경권의 로봇·모빌리티, 동남권의 조선해양·제조, 서남권의 에너지, 중부권의 바이오 등이 연계 산업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2027년 공모로 4~5개 전시회를 선정해 2028년까지 콘텐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등을 지원한다. 2029년 중간평가에서는 2~3개를 선정해 계속 지원하고 해외 현지 홍보행사와 시장 진출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다만 정부는 2022년부터 지역특화 전시회를 지원하는 등 지역 산업과 전시회를 연계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번 집중 육성이 종전 사업과 차별화되려면 전시회별 특성에 맞는 콘텐츠 개발과 해외 마케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 규모와 방식을 구체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 전시회는 지역 주력산업의 기업들과 협업해 실제 거래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지원이 종료된 뒤에도 주최사가 참가기업과 해외 바이어를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해외 바이어 유치를 실제 수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 지원도 필요하다. 전시장에서 이뤄진 상담이 제품 실증과 추가 협의,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참가기업과 바이어의 접점을 행사 이후에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지난 9월 CES 통합한국관 운영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면서 바이어 사전 매칭과 현장 투자유치 지원뿐 아니라 행사 이후 해외 기업의 기술 실증 수요를 발굴해 국내 기업과 연결하는 전주기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대표 전시회 육성에서도 현장 상담에 그치지 않고 거래 성사를 돕는 후속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성과평가 역시 이런 정책 목표를 반영해야 한다. 기존 국내전시회 개최지원사업은 해외 바이어 유치목표 달성 여부 등을 사후평가해 지원금 일부를 감액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는 상담액과 계약추진액, 실제 계약액과 수출 이행실적을 구분해 전시회 이후 거래 성사 여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28년 상반기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전시회 성과평가 가이드라인을 개발·보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지원 성과 점검과 2029년 중간평가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적용하느냐가 집중 육성 정책의 실효성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석 기자
국내 전시산업은 전시장 확충과 행사 수 증가에도 대형 전시회 비중이 낮고 해외 네트워크도 취약한 상황이다. 정부가 유망 전시회에 대한 집중 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만큼 주최사의 기획력을 높이고 해외 바이어 유치를 실제 수출계약과 지역 체류·소비로 연결할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이 정책 성과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 커넥트 AI 2026'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통상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전시산업 발전 로드맵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국가·지역 대표 전시회를 5개 이상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산업·문화 융합형 대형 전시회 개최 비중도 현재 5%에서 20%로 확대한다.
첨단산업 전시회는 인공지능(AI)을 공통 주제로 연계·통합하고 식품·화장품 전시회는 문화·관광 프로그램과 결합한다. 지방에서는 '5극3특' 성장엔진과 연계한 특화 전시회를 선정해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시산업 지원 예산을 올해 70억 원에서 내년 117억 원으로 47억 원 늘린 정부안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지역 대표 전시회 육성을 위한 신규 예산은 35억 원이다.
이번 로드맵의 특징은 여러 전시회에 예산을 나눠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수의 유망 전시회를 집중 육성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연간 약 70개 전시회에 회당 7천만 원 수준을 지원했으나 해외 바이어 유치 비용에 치우쳐 전시회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가 전시산업 육성에 나서는 것은 전시산업이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데다, 최근에는 신기술 교류와 산업 간 협력을 촉진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전시산업은 양적 성장에도 글로벌 경쟁력이 충분히 높아지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전시장 면적은 2008년 19만㎡에서 2024년 34만㎡로 늘었고 같은 기간 전시회 개최 건수는 264건에서 736건으로 증가했다. 2024년 전시산업 직접 매출도 4조 원 규모에 이르렀다.
하지만 2024년 개최된 전시회 가운데 3만㎡ 이상 대형 전시회는 38건으로 전체의 5.2%에 그쳤다. 1만㎡ 미만 소형 전시회는 514건으로 69.8%를 차지했다. 기업 간 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B2B 전시회 비중도 19.3%로, 소비자 대상 B2C 전시회 62.2%보다 크게 낮았다. 전시 주최사 가운데 종사자 9인 이하 기업이 약 70%를 차지하는 영세한 산업구조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 전시 주최사 1014곳 가운데 해외에 진출한 곳은 8곳에 불과했고 해외 현지사무소를 둔 곳은 코엑스와 엑스포럼 등 2곳뿐이었다.
반면 올해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가한 한국 기업은 853곳으로 전체 참가기업의 약 20%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주요 전시회를 적극 활용하는 것과 달리 국내 전시 주최사의 해외 진출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역별 격차도 뚜렷하다. 2025년 비수도권에서 열린 전시회는 329건으로 전체의 약 45%였지만 3만㎡ 이상 대형 전시회는 전국 38건 가운데 7건에 그쳤다. 비수도권 전시장 11곳 가운데 7곳은 가동률이 50% 미만이었다.
정부는 이런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첨단산업 전시회의 연계·통합과 지역 특화 전시회의 콘텐츠 강화에 집중한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13일 출범한 'K 커넥트 AI'가 첫 실행 사례다. 한국전자전과 반도체대전, 산업 AI 엑스포, 아시아기계&제조산업전, 로보월드 등 5개 전시회를 AI라는 공통 주제로 연결한다.
올해는 10월13일부터 11월7일까지 코엑스와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연계해 국제 콘퍼런스와 특별관, 수출상담회 등을 진행한다. 해외 바이어 약 130개사를 초청하고 AI를 활용한 사전 매칭으로 상담 성과를 높일 계획을 세웠다.
2028년 11월 킨텍스 제3전시장이 완공돼 전체 전시 면적이 17만㎡로 확대되면 2029~2030년에는 전시회 개최 시기와 장소, 브랜드를 통합해 아시아·태평양을 대표하는 첨단산업 전시회로 발전시킨다.
식품·화장품 분야에서는 주요 전시회를 봄·가을 도시축제와 연계해 해외 바이어와 일반 참관객을 유치하고 지역 체류와 소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대표 전시회는 지역 성장엔진과의 연계성, 성장전략, 전시 인프라와 규모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대경권의 로봇·모빌리티, 동남권의 조선해양·제조, 서남권의 에너지, 중부권의 바이오 등이 연계 산업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2027년 공모로 4~5개 전시회를 선정해 2028년까지 콘텐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등을 지원한다. 2029년 중간평가에서는 2~3개를 선정해 계속 지원하고 해외 현지 홍보행사와 시장 진출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정부는 2022년부터 지역특화 전시회를 지원하는 등 지역 산업과 전시회를 연계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번 집중 육성이 종전 사업과 차별화되려면 전시회별 특성에 맞는 콘텐츠 개발과 해외 마케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 규모와 방식을 구체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 전시회는 지역 주력산업의 기업들과 협업해 실제 거래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지원이 종료된 뒤에도 주최사가 참가기업과 해외 바이어를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해외 바이어 유치를 실제 수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 지원도 필요하다. 전시장에서 이뤄진 상담이 제품 실증과 추가 협의,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참가기업과 바이어의 접점을 행사 이후에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지난 9월 CES 통합한국관 운영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면서 바이어 사전 매칭과 현장 투자유치 지원뿐 아니라 행사 이후 해외 기업의 기술 실증 수요를 발굴해 국내 기업과 연결하는 전주기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대표 전시회 육성에서도 현장 상담에 그치지 않고 거래 성사를 돕는 후속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성과평가 역시 이런 정책 목표를 반영해야 한다. 기존 국내전시회 개최지원사업은 해외 바이어 유치목표 달성 여부 등을 사후평가해 지원금 일부를 감액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는 상담액과 계약추진액, 실제 계약액과 수출 이행실적을 구분해 전시회 이후 거래 성사 여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28년 상반기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전시회 성과평가 가이드라인을 개발·보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지원 성과 점검과 2029년 중간평가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적용하느냐가 집중 육성 정책의 실효성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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