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창훈·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각자대표이사 부회장이 나란히 연임 시험대에 올랐다.

최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올 한해 운용자산 규모를 확대하고 실적 증가세를 이끌며 안정적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 최창훈(오른쪽)·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각자대표이사 부회장이 2026년 11월23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다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세대교체와 '미래에셋3.0'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3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최창훈·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각자대표 부회장의 임기는 11월23일 만료된다.

미래에셋그룹은 통상 10월 말에서 11월 중순 사이 연말 임원 인사를 낸다. 지난해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1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두 대표의 재선임을 확정했다.

올해도 비슷한 일정으로 인사가 진행된다면 이르면 이달 말 두 대표의 거취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 부회장은 1969년생 동갑내기 경영인으로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체투자부문, 이 부회장은 상장지수펀드(ETF)사업을 포함한 운용부문을 각각 총괄하고 있다.

두 부회장의 연임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요인은 경영 성과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9546억 원을 거뒀다. 2025년 상반기보다 171.4% 늘었다.

영업이익은 6081억 원으로 1년 전(2727억 원)의 2배를 넘었다. 영업수익은 1조896억 원으로 58.7% 증가했다. 본업인 수수료수익이 9024억 원으로 63.8% 늘며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운용 규모도 커졌다. 국내 펀드 순자산은 6월 말 기준 259조5847억 원으로 2025년 말(203조4112억 원)보다 27.6% 늘었다.

최 부회장은 대형 투자자산 회수에 성과를 냈다. 2025년 판교 테크원타워를 약 2조 원에 매각한 데 이어 같은 해 4월에는 우정사업본부 국내 부동산 코어 전략 펀드의 위탁운용 우선협상대상자에 세 번째로 선정됐다.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 투자를 초창기부터 일궈온 부동산 전문가다. 2005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부동산투자2본부장으로 미래에셋그룹에 합류했다. 2011년 42세에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부동산투자부문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21년 그룹 전문경영인 가운데 가장 빨리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 각자대표를 맡았다. 그 뒤 2023년과 지난해 잇달아 연임에 성공하며 박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 ‘TIGER’를 국내 대표 ETF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 순자산은 올해 1월 100조 원을 넘어섰고 10월8일 기준 139조 원까지 늘어났다. 국내 ETF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양강구도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해외 ETF에 상대적 강점을 지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은 다소 주춤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ETF시장점유율은 2025년 말 32.81%에서 올해 10월8일 기준 31.15%로 1.6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 삼성자산운용과 점유율 격차는 5.39%포인트에서 7.97%포인트로 벌어졌다.

사실상 이 부회장 취임 첫해인 2024년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과 ETF시장 점유율 격차를 2.08%포인트까지 좁혔던 점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은 점유율 회복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9546억 원을 거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 부회장은 금융공학 전문가로 꼽힌다. 대우증권과 메리츠증권에서 파생상품 업무를 맡다가 2002년 미래에셋투자신탁운용 금융공학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영국법인 대표와 미국·브라질법인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거쳐 2019년 멀티운용총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23년 10월 그룹 ‘2기 전문경영인 체제' 출범과 함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같은 해 11월 이병성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최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꾸렸고 지난해 첫 연임에 성공했다.

박현주 회장이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의 융합을 앞세운 혁신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은 연임의 변수로 꼽힌다.

박 회장은 2025년 연말 인사에서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의 융합을 핵심으로 하는 '미래에셋3.0'을 새 성장전략으로 제시했다.

미래에셋그룹은 그 뒤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지분 97.15%를 약 1414억 원에 인수하고 사명을 '디지털엑스'로 바꾸는 등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회장은 그룹 고객자산을 앞으로 10년 동안 7천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운용부문에는 시장을 선도할 '킬러 프로덕트' 개발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2026년 6월 열린 '미래에셋 랠리 2026'에서 “자산운용사의 성패는 결국 미래를 담는 상품에 달려 있다”며 “아직 멀고 불확실해 보이는 변화를 포착해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혁신을 강조하며 과감한 인사 기조를 보여왔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은 세대교체 인사로 리더십 변화를 꾀했다.

2023년에는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 등 창업멤버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기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시켰다.

지난해에도 그룹 원년 멤버인 이만희 미래에셋캐피탈 대표를 교체했다.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컨설팅,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등 3개 계열사에는 1970년대생 대표를 내부 승진으로 발탁했다.

박 회장은 2025년 10월 그룹 연말 인사를 단행하기에 앞서 “뮤추얼펀드로 이름을 날리던 미래에셋1.0, 대우증권 인수 이후인 미래에셋2.0에 이어 가상자산으로 미래에셋3.0시대를 열겠다”며 “지금은 디지털 기반의 금융 혁신을 다시 한 번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