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열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가 국내 영화시장 침체 속에 일본 토에이와 손잡고 성장세를 보이는 베트남에서 영화 제작·배급 사업을 확대하며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영화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베트남을 차세대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읽히는데 개별 작품의 흥행 성적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지는 콘텐츠 투자의 특성 때문이다.
롯데컬처웍스의 국내 투자·배급 성적이 주요 투자배급사와 비교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베트남 콘텐츠 투자 사업의 성과는 '작품 고르는 안목'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롯데컬처웍스가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엔터테인먼트베트남, 일본 영화 제작·배급사 토에이와 손잡고 베트남 현지 영화 공동제작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기존 영화관 사업뿐 아니라 현지 콘텐츠 제작과 해외 판매까지 수익원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세 회사는 12일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영화 투자와 현지 및 해외 배급뿐 아니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베트남어 영화 제작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내외 여러 콘텐츠 기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국내 사업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베트남사업 확대에 나서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분석된다.
국내 극장시장은 관객 감소로 성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극장 관객 수는 1억609만 명으로 2024년보다 13.8% 감소했다. 극장 매출도 1조470억 원으로 12.4% 줄었다.
반면 베트남 영화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이 6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베트남 영화시장 매출은 약 3조1980억 동(약 16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봉한 베트남 자국 영화는 19편에서 35편으로 84.2% 늘었다. 특히 자국 영화의 극장 매출 점유율은 65.3%에 이르렀다. 현지 영화의 흥행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롯데컬처웍스에도 베트남 콘텐츠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영화관 46개, 스크린 219개를 운영하고 있다. CJCGV에 이은 현지 영화관 시장 2위 사업자다.
롯데컬처웍스는 이미 현지 영화 투자와 배급에서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베트남이 배급한 2024년 공포영화 '마 다'는 약 1260억 동(약 65억 원)의 흥행수입을 올리고 관객 168만 명을 동원했다. 2024년 베트남 자국 영화 흥행수입 3위에 올랐다.
해외 판매사업에도 발을 넓혔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025년 9월 부산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에서 베트남 영화 3편을 처음으로 해외 판매 목록에 올렸다. 당시 2026년 영화 7편을 추가하고 공동제작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토에이애니메이션은 '디지몬 어드벤처', '드래곤볼', '세일러문', '원피스' 등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시리즈를 제작한 회사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김 대표는 2025년 7월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앞서 CJ 4DPLEX 대표이사로 '4DX'와 '스크린X' 등 특별관 사업을 이끌었다. 롯데컬처웍스는 김 대표 선임 당시 글로벌 콘텐츠 개발과 IP 경쟁력 강화, 실적 개선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관건은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롯데컬처웍스가 투자·배급한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를 인용한 공시자료에 따르면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한국영화의 관객 수는 2024년 625만 명에서 2025년 238만 명으로 6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영화 배급시장 관객 점유율도 8.7%에서 5.5%로 3.2%포인트 낮아졌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025년 한국영화 배급 관객 수 기준 5위로 2024년 4위에서 한 계단 하락했다. 2025년 관객 수는 1위 NEW(1020만 명), 2위 바이포엠스튜디오(825만 명), 3위 플러스엠(567만 명), 4위 CJENM(562만 명) 등 상위 4개사와 큰 격차를 보였다.
2026년 상반기에도 외국영화를 포함한 전체 영화 배급사 가운데 매출액 기준 7위에 머물렀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상반기 배급 매출은 168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2.9%를 차지했다. 관객 수는 176만 명으로 점유율은 3.1%였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롯데컬처웍스에서 영화 투자·배급과 공연·드라마 등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영화관 사업을 '롯데시네마', 콘텐츠 사업을 '롯데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2025년 배급한 '전지적 독자 시점'은 관객 약 106만 명으로 알려진 손익분기점인 600만 명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도 관객 약 77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인 약 200만 명을 밑돌았으며 '스트리밍'은 약 10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이들 작품은 외부 제작사가 제작한 영화인 만큼 흥행 부진을 롯데컬처웍스의 제작 역량 부족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투자·배급 작품의 흥행 경쟁력을 높여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김 대표에게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롯데컬처웍스의 2026년 2분기 매출은 106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5.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025년 2분기 62억 원에서 137억 원으로 확대됐다. 콘텐츠 사업의 일회성 손실 등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조성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