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영진이 11월에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내년 경영전략을 논의할 수 있도록 인사 시계를 앞당길 것이란 분석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과 장용호 SK 대표이사 사장 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등은 부회장 승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2일 재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2027년 정기 임원인사에는 '변화'보다 '안정'을 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인사에서 사장단에 큰 변화를 줬던 만큼, 올해는 소폭의 인사 교체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SK그룹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스퀘어, SK온, SKC 등 다수의 계열사 대표가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5월에는 SK이노베이션의 사령탑을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이에 올해는 새로운 CEO들에게 경영 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주며, 조직 안정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 발표는 10월 말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그룹은 기존에 12월 초에 진행하던 정기 사장단 인사를 지난해 10월30일로 앞당겼다. 새 경영진이 11월 CEO 세미나에서 내년 사업계획과 경영전략을 논의하고, 연말 조직개편까지 주도할 수 있도록 인사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롯한 글로벌 불확실성이 더 커진 만큼, 앞당겨진 사장단 인사 일정은 올해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CEO 세미나는 11월 12~14일에 열린다.
재계 관계자는 "새로운 사장단을 선임한 뒤, 이를 바탕으로 CEO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이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며 "향후 일정을 고려하면 4대 그룹에서 SK그룹의 연말 인사가 가장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스퀘어, SK온, SKC 등 다수의 계열사 대표를 교체했다. <SK>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부터 부회장 후보로 거론됐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곽 대표의 그룹 내 입지는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47조2063억 원의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올해는 263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가 형성돼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점유율에서도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 지원과 함께 '수율(완성품 비율)이 곧 경쟁력'이라는 곽 대표의 경영 방침이 밑바탕이 된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곽 대표는 2021년 1월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 생산기술의 총합은 수율로 정의할 수 있다"며 "수율을 업계 최고(Best In Class)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모든 역량을 모아 추진하고 있는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SK그룹은 지난 9월 서진우 중국 총괄 부회장, 유정준 미주 총괄 부회장, 이형희 부회장을 지주사 SK에서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이동시키며 대외협력과 사업 조정 역량을 보강했다. SK하이닉스가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생산 거점을 넓히는 과정에서 현지 정부 및 기업과의 협상, 투자 관련 조율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SK하이닉스 사업 전반을 이끄는 곽 대표에게도 부회장 직함을 부여해 힘을 실어줄 필요성이 커졌단 분석이 나온다.
장용호 SK 대표이사 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도 부회장 승진 후보로 거론된다.
2024년부터 지주사 SK를 이끌고 있는 장 대표는 지난해 5월부터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까지 맡으며 그룹의 에너지·화학 사업의 구조 개편을 이끌어왔다.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을 비롯해 SKE&S와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계열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도 장 대표가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이 계열사별 사업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지주사와 에너지 사업을 함께 이끄는 장 사장의 역할도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장 대표의 부회장 승진이 이뤄질 경우 그룹 차원의 사업 조정과 계열사 협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거취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최 의장이 기존에 이끌던 SK디스커버리 계열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의장은 2023년 12월 정기 인사를 통해 수펙스 의장으로 취임,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그룹의 리밸런싱 결과, 2023년 716개에 달했던 SK그룹 계열사는 올해 6월 기준 524개까지 감소했다.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SK그룹의 부채비율도 2023년 말 145.7%에서 올해 1분기 기준 86.1%까지 감소했다. 나병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