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가 취임 이후 처음 선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도깨비의 세계'가 출시 초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회사의 주력 분야였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서비스 역량을 다시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가 지난 8월20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한국의 집’에서 열린 '도깨비의 세계' 미디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당장 하반기 흑자 전환은 쉽지 않지만, 내년 초 최대 MMORGP 기대작 ‘오딘Q’를 필두로 대형 신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슈퍼캣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를 맡은 2.5D MMORPG ‘도깨비의 세계’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초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도깨비의 세계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에서 10일 6위에 진입한 뒤, 추석 연휴 기간 2위까지 올랐다. 이어 13일부터는 기존 1위였던 컴투스의 ‘제우스: 오만의 신’을 제치고 정상에 올라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의 ‘솔: 인챈트’, 컴투스의 ‘제우스: 오만의 신’, 스마일게이트의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 등 신작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모바일 마켓 매출 최상위권에 신작을 올린 것은 지난 2024년 2월 출시된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그간 선보였던 ‘발할라 서바이벌’, ‘가디스오더’, ‘슴미니즈’ 등 여러 신작이 뚜렷한 흥행 성과를 내지 못했던 만큼, 이번 성과는 오랜 침체기를 끊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번 신작 흥행은 새 경영진에게도 의미가 크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3월 라인야후가 특수목적법인(SPC) 엘트리플에이(LAAA)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분 33.43%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 뒤, 6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김태환·이시우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경영진 재편 후 첫 시험대였던 이번 신작 성과로 리더십 안착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이시우 대표는 앞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도깨비의 세계’는 한국적 정서와 독창적 세계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본연의 재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담아낸 작품”이라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 공식을 따르지 않고, 비교적 부담이 덜한 비즈니스 모델(BM)을 채택했음에도 달성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게임은 의복이나 탈것 등 유료 아이템에 필수 전투 능력치를 배제하는 등 아이템 과금 장벽을 낮춘 BM을 적용했다.

다만 이번 신작 하나로 당장 올해 흑자 전환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2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485억 원, 6월 말 별도 기준 누적 결손금은 5398억 원에 이른다.

연간 매출 역시 2022년 1조1477억 원에서 2025년 465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기존 캐시카우였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서비스 장기화에 따른 자연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10월 출시된 '도깨비의 세계' 성과는 4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신작 효과로 4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약 400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지만, 외부 개발사와의 수익 분배 구조상 영업이익 개선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오딘Q' 출시 시기를 2027년 1월로 예정했다. 사진은 '오딘Q'의 공식 타이틀 이미지. <카카오게임즈>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의 핵심 분수령은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대형 MMORPG ‘오딘Q: 발키리스 콜’이 될 전망이다. '오딘Q'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후속작이다.

회사도 오딘Q가 출시되는 내년 1분기 흑자전환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권호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3분기를 매출 저점으로 보고 있으며, 4분기부터 신작 출시 효과가 본격 반영돼 내년 1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딘Q가 시장 기대 수준의 성과만 기록해도 1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로서는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던 MMORPG에서 다시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실적 전성기 시절 모바일 MMORPG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2021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출시한 뒤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 등 대형 MMORPG를 잇달아 시장에 안착시키며 MMORPG 명가로 자리잡았다.

카카오게임즈가 ‘도깨비의 세계’를 통해 MMORPG 유통 역량을 재입증한 가운데, 내년 ‘오딘Q’를 시작으로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S’ 등 MMORPG 신작을 잇달아 선보이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