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CXMT가 발표한 D램 신기술은 미국 정부의 기술 규제에 대안을 찾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는 해외 증권사의 평가가 나온다. CXMT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CXMT 기업로고 이미지.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CXMT가 D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는 신기술 상용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해외 증권사들은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CXMT가 미국 정부의 규제로 첨단 반도체 장비를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이 되지 않은 기술을 무리하게 앞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일본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CXMT의 ‘4F&sup2;’ D램 기술 도입 시기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앞서나가고 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CXMT는 4F&sup2; 구조를 적용한 DDR5 규격 서버용 D램을 2026년 말까지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4F&sup2;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셀의 밀도를 높여 성능과 전력효율, 원가 경쟁력 등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CXMT의 4F&sup2; D램 출시 계획이 실제 양산이나 상업화를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닛케이아시아는 CXMT가 반도체의 밀도를 높이면서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방출하는 기술도 확보했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한국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열 제어는 4F&sup2; D램의 실제 대량생산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로 꼽히는데 CMXT의 기술 역량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CXMT가 미국 정부의 규제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어려운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는 노무라증권의 분석을 전했다.

D램 상위 기업들은 미세공정 기술로 반도체 집적도를 높일 수 있지만 CXMT는 미국의 대중국 규제로 필요한 반도체 장비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4F&sup2; D램 기술을 대안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CXMT는 더 쉬운 방법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4F&sup2;와 같은 기술을 경쟁사보다 일찍 적용하려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XMT가 신기술 분야에서 자신감을 확보해 상용화를 서두르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메모리반도체 전시장 사진. < SK하이닉스 >


닛케이아시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4F&sup2; D램을 차세대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실제 경쟁력은 관련 제품의 양산과 상업화 시기에 따라 판가름날 수 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IT전문지 WCCF테크는 “CXMT의 4F&sup2; D램과 관련한 위협은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증권사 로젠블라트의 평가를 전했다.

로젠블라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모두 4F&sup2;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데 난이도가 높고 비용 측면에서 실제 장점도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CXMT가 4F&sup2; D램을 15나노 안팎의 공정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약점으로 꼽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이보다 훨씬 앞선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WCCF테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F&sup2; 기술을 10년 이상 연구해 온 것으로 파악되지만 높은 비용과 낮은 수율 때문에 양산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분석도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닛케이아시아와 마찬가지로 CXMT의 4F&sup2; D램 개발은 기술적 우위가 아니라 미국의 기술 규제에 따라 불가피한 선택지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CXMT가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사들일 수 없어 미세공정 상용화에 고전하는 만큼 이를 대체할 기술을 적극 찾아나선 결과라는 의미다.

WCCF테크는 CXMT가 4F&sup2; 기술을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수 있을지도 아직 의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여러 기술적 난제를 해결한다면 상위 경쟁사들의 미세공정 기술력을 어느 정도 따라잡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기술 규제로 안고 있던 약점을 극복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CXMT가 2027~2028년에 4F&sup2; D램의 대량 생산에 성공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뒤처진다면 실질적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