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12일부터 16일까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제65차 회의를 가졌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중국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발표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관련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유엔 산하 전문가 그룹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실무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IPCC가 발표하는 보고서는 세계 각국 정부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 등 기후대응 정책 수립에 지침으로 참고하고 있어 영향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발표된 정식 보고서는 제6차 보고서로 2022년까지 누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신 보고서 작성이 진행되고 있다.
IPCC는 앞서 12일부터 16일까지 제7차 IPCC 보고서 협의를 위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제65차 회의를 가졌다.
해당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러시아 등 산유국 대표들은 IPCC가 제7차 보고서 발표를 기존에 계획된 2028년에서 2029년으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내세운 명분은 개발도상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할 충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페트리샤 은구로 IPCC 내 케냐 연락 담당자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현재 일정으로는 개도국들이 연구를 수행하고 결과를 발표한 뒤 의미있는 의견을 제시하기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7차 보고서 실무그룹 협상 진행 현황을 보면 튀르키예 이스탄불, 페루 리마, 태국 방콕 등에서 앞서 진행된 다섯 차례의 실무그룹 회의에서도 좀처럼 진전을 내지 못했다.
이에 영국 기후단체 카본브리프는 IPCC가 이 정도로 심각한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IPCC가 2028년을 제7차 보고서 발표 시점으로 잡은 이유는 이무렵 '제2차 전지구적 이행점검'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지구적 이행점검이란 세계 각국이 세운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 현황을 점검하는 행사를 말한다.
IPCC 최신 보고서가 이때 함께 발표된다면 세계 각국 정부는 점검 결과와 함께 기후목표 정책 조정에 활용할 수 있다.
이에 산유국들이 보고서 발표 시점에 관여하는 행위는 기후대응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를 담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올해 8월에 발생한 네팔 홍수 참사 피해 현장 모습. <연합뉴스>
야오저 그린피스 동아시아 연구원도 카본브리프와 최근 인터뷰에서 "제7차 보고서 일정 지연을 지지하는 국가들은 유엔기후변화협약 체계 내에서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관한 협상을 전술적으로 지연시키거나 차단했던 그룹과 유사하다"며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가 리더십 공백에 직면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환경단체와 도서국가들도 제7차 보고서 발표 연기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세계자연기금(WWF)은 13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세계자연기금은 모든 정부가 2028년까지 그룹 보고서를 모두 제출하는 것에 동의할 것을 촉구한다"며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가들이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명확한 최신의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평양 도서국인 마셜 제도의 제스 가스퍼 기후부 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정치적 이해관계가 기후대응을 결정하게 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IPCC는 현재 보고서 작성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짐 스키아 IPCC 의장은 카본브리프를 통해 "일정에 대한 여러 제안이 있었는데 회의나 검토 기간 같은 특정 일정 때문에 2027년 전후로 서로 의견차가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현재까지 연구가 일정 문제로 지연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