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정책금융기관들의 해외 화석연료 사업 신규 약정액 변동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2021년 기준 5조1천억 원에서 2024년 기준 13조5천억 원으로 증가했다. <기후솔루션>
20일 국내 기후연구단체 기후솔루션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탄소중립의 사각지대: 한국 공적금융이 해외에 야기한 금융배출량'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세 기관이 새롭게 약정한 화석연료 사업은 누적 347건, 합계 48조5천억 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약정 규모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5조1천억 원이었던 화석연료 사업 신규 약정 규모는 2024년에 13조5천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복 및 재금융 사업으로 확인된 34건을 제외한 313건을 종합 분석한 결과 세 기관의 신규 약정으로 발생한 금융 배출량 규모는 약 29억346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후솔루션은 "이는 네팔 같은 기후위기 취약국이 지난 250년 동안 화석연료·산업 공정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누적량의 12~13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금융 배출량이란 금융기관이 자금을 지원한 기업이나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해당 금융기관의 투자 및 대출 지분에 해당하는 몫을 말한다.
사업별로 보면 분석 대상 313건 가운데 294건(94%)은 운반선·터미널·파이프라인 등 화석연료 운송 인프라 관련이었다. 여기에 포함된 화석연료 운반선 수는 284척이었다.
기후솔루션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화석연료 운반선의 수명을 반영해 향후 누적 배출량을 추산한 결과 약 165억2390만 톤이 추가로 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이들 정책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의무 기후공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간 기업들은 2028년부터 연결자산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의무적으로 기후공시를 시행해야 하지만 정책금융기관은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양예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정책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융 배출량 공시 의무화, 신규 화석연료 금융지원 중단, 기존 사업의 단계적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윤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연구원은 "공시는 에너지 전환의 출발점일 뿐"이라며 "금융 배출량을 기준으로 감축목표와 전환계획을 세우고 같은 잣대를 차주(대출자)에게도 금융 조건으로 요구할 때 정책금융기관이 전환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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