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참여사인 BS한양이 컨소시엄 이탈을 요청하면서 사업 추진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가덕도신공항 공사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홍지선 장관은 지역 건설사들의 공사비 증액 확약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는 22일 부산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대상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이에 맞춰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은 전날 관련 간담회에서 컨소시엄 지방 참여사들에게 공사비 증액 방안에 대한 의견 취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대형 국책사업인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총사업비 약 10조7176억 원 규모로 책정됐다. 우선시공분은 연내 착공이 추진되고 있다.

우선시공분은 대규모 건설공사 전체를 한꺼번에 착공하기 어려울 때 본공사에 앞서 먼저 시공할 수 있도록 구분한 공사를 말한다.

가덕도신공항처럼 규모가 크고 공사비 협상이나 계약 절차가 지연되는 사업에서는 전체 사업의 계약이 마무리되기 전이라도 먼저 진행할 수 있는 공사부터 착수해 사업 지연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다만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컨소시엄은 올해 벌어진 이란 전쟁 등의 여파를 고려해 약 6200억 원의 공사비가 증액돼야 한다고 요구하며 정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컨소시엄 내부에서도 주로 지역 기반 건설사들이 증액에 한층 민감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인프라 공사의 특성상 이들에게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가 한 해 일감에 맞먹는 규모다. 그런 만큼 증액이 법적으로 보장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컨소시엄은 현재 대우건설(지분율 55%)이 이끌고 있으며 HJ중공업·중흥토건·동부건설·BS한양·두산건설을 비롯해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 13곳 등 모두 19곳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의 근거가 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개정해 증액 근거를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가덕도신공항과 같은 대형 공공사업의 근거가 되는 기획재정부 소관의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고치는 것이 수월하고 빠르지만, 특정 사업만을 위해 지침을 고치는 일에 공정성 시비가 따라붙을 수 있어서다.

반면 컨소시엄은 법을 개정하는 방안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국회 통과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정부가 공사비 증액을 문서 등으로 사전에 확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철진 대우건설 토목사업본부장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특별법 개정은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한 면이 있다”며 “계약 전 정부의 확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국토교통부가 애초 제시한 계획보다 착공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나온다. 국토부는 당초 연내 우선시공분 착공을 목표로 지난 9월18일 가덕도신공항 사업추진협의체를 출범해 속도를 내 왔다.

컨소시엄 참여사인 BS한양이 이탈 의지를 내비친 점도 국토부의 부담을 한층 키우고 있다. BS한양은 공사지분율이 5%로 대우건설과 HJ중공업·중흥토건(9%)에 이어 4번째로 많다.

전날 BS한양이 컨소시엄 주관사인 대우건설에 탈퇴 공문을 보낸 사실이 전해졌다. 조달청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탈이 최종 결정되면 지분 재조정 등 추가 논의가 불가피해진다.

물론 가덕도신공항 사업을 추진하려는 정부 의지가 강력해 과거 주관사 현대건설의 이탈로 컨소시엄이 무산된 사례와 같은 선상에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에서는 앞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이탈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5월 공사 기간 부족과 안전성 확보 문제 등을 이유로, 포스코이앤씨도 같은 해 8월 잇단 현장 사망사고 이후 신규 인프라 수주 중단 방침을 내놓은 뒤 컨소시엄에서 빠졌다.

특히 현대건설이 이탈한 시점은 정권 교체 과도기로 가덕도신공항을 이끌 새 정부의 사업 추진 방향과 대응 방침이 구체화되기 전이었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과 차이가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BS한양이 이탈 의지를 내보인 것은 과거 컨소시엄 무산 국면과는 성격이 달라 건설사의 연쇄 이탈을 섣불리 점치기는 어렵다”며 “건설사별 이해관계도 다르고 그때보다 현재 정부의 사업 완수 태도가 훨씬 적극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홍지선 장관 역시 사업 중단을 막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쳐 왔다.

홍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든지 해서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속 협의할 것”이라며 “건설사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임명된 홍 장관은 교통과 물류를 맡는 국토부 2차관 재임 시절부터 가덕도신공항 사업을 직접 챙겨왔다. 지난 2월에는 직접 현장을 찾았고 그 뒤 3월에는 컨소시엄 주관사인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만나 사업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도 했다.

▲ 홍지선 장관이 국토부2차관 시절인 3월 김보현 대우건설 당시 대표이사 사장(왼쪽)을 만나 가덕도신공항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홍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사로 일하던 시절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으로 공공주택을 통한 주거안정성 제고 정책인 '기본주택'의 실무를 맡았던 경력을 살려 정부의 공공주택 확대 임무를 띠고 임명됐다.

다만 경력을 살펴보면 토목과 물류 분야의 전문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며 실제로 국토부 장관에 오르기 전까지는 교통과 물류 분야를 맡는 국토부 2차관으로 일했다.

홍 장관은 한양대 토목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96년 지방고등고시 2회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경기도 도로정책과장, 건설국장, 철도항만물류국장, 남양주시 부시장 등을 거쳤다.

건설업계에서는 결국 정부가 결단을 내려 공사비 인상 문제와 관련한 향후 협의에서 건설사들이 요구하는 공사비 조정 원칙과 이행 방안을 MOU에 어느 수준까지 명문화할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건설사에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하겠다는 실효성 있는 확약을 제공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어떤 법적·재정적 방식으로 보장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지방 건설사에게는 한 해 일감이 달린 일”이라며 “실무선 논의는 계속돼 왔고 이제는 윗선에서 판단할 시점인 만큼, 국토부와 건설사 모두 큰 틀의 방향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