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생활건강이 자체 프리미엄 생수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울릉샘물'의 대표이사를 최근 교체했다.

법인 설립부터 '울릉도 생수'인 '울림워터'의 사업화를 8년가량 이끌어온 초대 대표가 교체된 것인데 이에 따라 울릉샘물도 새로운 경영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 LG생활건강이 자체 프리미엄 생수 사업을 맡는 계열사 울릉샘물의 대표이사를 최근 교체했다. 울릉샘물은 이달부터 코카콜라음료 출신 이신휘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해 이끌고 있다. 사진은 울릉샘물의 프리미엄 생수 '휘오 울림워터'. < LG생활건강 >


LG생활건강이 '한국판 에비앙'을 겨냥해 설립한 울릉샘물의 실적을 고려할 때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서 '울림워터'가 입지를 확보하기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20일 울릉샘물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회사는 최근 대표이사를 교체하면서 사업화 이후 판매 기반을 확대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마주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울릉샘물은 10월부터 하익로 전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이신휘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해 이끌고 있다. 2019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대표이사 교체다.

하 전 대표는 LG생활건강의 울릉도 생수 사업이 추진되던 초기부터 관련 업무를 맡아온 인물이다. 1961년생으로 LG생활건강에서 울릉도생수팀장을 지냈으며 2019년 1월 울릉샘물 초대 대표이사에 올라 약 8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이 신임 대표는 1969년생으로 LG생활건강의 음료 자회사 '코카콜라음료'에서 근무했던 인물이다.

LG생활건강은 이번 대표이사 교체를 두고 통상적인 임기 만료에 따른 인사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 전 대표는 올해 65세를 맞았다는 점에서 연령도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2017년 울릉군의 먹는샘물 개발사업에 민간사업자로 참여하면서 울릉도 생수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9년 LG생활건강이 500억 원, 울릉군이 20억 원을 출자하는 구상 아래 합작법인 울릉샘물을 설립했다. 현재 LG생활건강은 울릉샘물 지분 약 87%를 보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당시 자회사 해태음료(현 해태htb)를 통해 '강원평창수'를,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휘오 순수'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에 울릉도 천연 용천수의 희소성을 앞세운 제품을 추가해 기존 대중 생수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울릉샘물은 실제 제품을 생산하기까지 상당한 난관을 겪었다.

2021년 생수 공장을 준공했지만 원수로 활용하려던 울릉도 추산 지역의 용천수가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수돗물의 원수로도 사용되면서 법적 문제가 제기됐다. 이를 병에 담아 판매하는 것이 수도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법적 문제를 해소했지만 제품 제조 허가까지 늦어지면서 제품 출시는 계속 미뤄졌다. LG생활건강은 사업이 지연되는 가운데 2023년 2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사업 기반을 유지했다.

울릉샘물이 실제 제품을 출시한 것은 2024년 말이다. 2019년 법인을 설립한 지 약 6년 만에 프리미엄 생수 '휘오 울림워터'를 선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매출이 발생했다. 2025년 기준 울릉샘물은 매출 44억 원, 영업이익 3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출범 이후부터 꾸준히 2019년 2천만 원, 2020년 7천만 원, 2022년 3억 원, 2023년 5억 원, 2024년 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처음 흑자로 전환하면서 사업화의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하 전 대표는 이러한 규제와 사업 지연의 난관을 거쳐 제품 출시와 첫 영업흑자까지 회사를 이끌었던 셈이다.

다만 울릉샘물의 사업 규모가 아직 작은 만큼 후임 경영진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 울릉샘물은 2024년 말 프리미엄 생수 '휘오 울림워터'를 선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매출이 발생했다. 2025년 기준 울릉샘물은 매출 44억 원, 영업이익 3억 원을 기록했다. < LG생활건강 >


이 신임 대표로서는 이미 경쟁 브랜드들이 자리 잡은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서 '울림워터'의 판매 기반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생수 시장은 △제주삼다수(제주도개발공사) △아이시스(롯데칠성음료) △백산수(농심) 순서대로 대중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서는 수입 브랜드인 △에비앙 △피지워크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울림워터도 울릉도 천연 용천수의 희소성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24년 말 제품을 출시하면서 일반 생수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백화점 VIP 라운지와 고급 호텔, 골프장 등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구축했다.

다만 고급화 전략을 유지하면서 판매 규모까지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지만 제한적인 판매채널에만 의존하면 매출 확대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기존 음료 유통망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도 관건으로 꼽힌다.

울릉샘물이 제품 생산을 맡고 코카콜라음료가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만큼 그룹의 영업·유통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국내 음료 소비 둔화와 원가 부담 등으로 LG생활건강의 주력 음료사업도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존 유통망만으로 울림워터의 판매 확대를 낙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신임 대표에게는 사업화 단계에서 확보한 첫 흑자를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가 앞으로 울릉샘물의 경쟁력을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울릉샘물의 '휘오 울림워터'는 울릉도의 청정 자연을 담은 우수한 품질의 먹는샘물 브랜드"라며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