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27일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대립하는 헌법적 가치를 조정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취임식에서 "보수와 진보 이분법 매몰은 경계"

▲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27일 오전 서울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독선에 빠지지 않고 ‘열린 헌법재판소’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이 소장은 “헌법재판소의 30년 역사가 자랑스럽다”면서도 “다른 국가기관들처럼 헌법재판소도 권한을 독점하고 있고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긴장을 놓쳐 현실에 안주하거나 독선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선례를 존중하면서도 선례의 정당성을 의심하고 헌법적 쟁점을 해결해야 독선적이거나 잘못된 결론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닫힌 마음을 열어 선입견을 없애고 그 빈자리를 사색으로 채우는 재판관, 신선한 사고로 선례와 자료를 폭넓게 수집하고 검토하는 연구관, 업무상 마주치는 불합리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직원들이 모이면 열린 헌법재판소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주요사건 해결에 힘쓰겠다는 각오도 내놓았다. 이 소장은 “국민의 신뢰는 헌법재판소가 본연의 업무인 재판을 때맞춰서 적정하고 올곧게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며 “우선 가장 오래된 사건을 비롯해 주요사건의 균형잡힌 해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이면 헌법재판소가 창립 30주년을 맞는 만큼 향후 발전 방향에 관한 고민도 취임사에 담았다.

이 소장은 “헌법재판소는 ‘실질적 민주화’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던 때에 만들어졌고 이제는 ‘실질적 의미의 정의’가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선언해야 할 새로운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며 “그동안 수립한 체계와 쌓은 경험, 실력과 정열이 있는 동료들이 힘을 합치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의 임기는 대통령 임명을 받은 24일부터 내년 9월19일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