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호 대표가 중국에서 전자부품기업 와이솔의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와이솔은 올해 중국에서 스마트폰 부품인 표면탄성파필터(sawfilter)의 수요가 늘어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대표는 삼성전기에서 분사해 와이솔을 세워 창업 2년 만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김지호,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와이솔 기술력으로 중국 공략  
▲ 김지호 와이솔 대표.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4일 “와이솔이 중국에서 표면탄성파필터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며 “올해 중국 스마트폰시장이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와이솔의 실적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와이솔은 2017년 매출 5023억 원, 영업이익 546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2016년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27% 증가하는 것이다.

와이솔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표면탄성파필터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표면탄성파필터란 스마트폰에서 통신에 필요한 주파수만을 통과시키는 전자부품을 말한다. 표면탄성파필터 제조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세계적으로도 무라타(Murata), TDK-EPC 등 5곳 밖에 없다.

김 대표는 2012년 중국기업 ZTE에게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하면 중국 공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고객사인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회사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최근 중국에서 제품수요가 증가하자 275억 원을 투자해 올해 안에 경기도 오산시에 제4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와이솔 관계자는 “제4공장이 완공되면 지속적인 수요증가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김 대표는 연구원 출신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경영자다.

아주대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84년 삼성전기 칩부품연구소에서 연구원생활을 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연구원들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김 대표는 기술인력교류제도를 활용해 1년 동안 현장에서 일하며 연구소에서 개발한 것을 직접 적용해 보았다. 이후 생산관리직에도 있었고 해외영업을 맡아 동남아와 일본 등에서 영업경험을 쌓기도 했다.

김 대표는 “연구소에만 있지 않고 많은 것으로 보고 들은 것이 회사경영의 큰 자산이 됐다”고 말한다.

무선주파수(RF) 사업팀장(상무)까지 올랐는데 삼성전기가 적자를 이유로 무선주파수사업을 분사하자 직원들과 지분을 매입해 2008년 와이솔을 세웠다.

김 대표는 회사의 체질개선부터 시작했다.

‘공정 단순화’, ‘라인 합리화’, ‘장비 국산화’라는 3가지 방침을 세워 표면탄성파필터를 자체개발하고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와이솔은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 2008년 1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2009년 영업이익 75억 원을 거뒀다.

김 대표는 “직원 수가 늘지 않았음에도 체질개선을 통해 최대생산능력을 3.5배로 늘렸다”며 “회사 몸집이 작아져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공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김지호,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와이솔 기술력으로 중국 공략  
▲ 와이솔이 생산하는 표면탄성파필터(sawfilter).
와이솔은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가 당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LG전자, 애플 등으로도 고객사를 넓혔고 2010년 창업 2년 만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와이솔은 설립 후 가장 짧은 시간에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으로 기록됐다.

김 대표는 현재 주력사업인 표면탄성파필터 외에 통신모듈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2016년 12월 프랑스 사물인터넷(IoT)전문기업 시그폭스에 통신모듈을 공급하기로 계약했고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 전용망 ‘로라’에도 와이솔의 통신모듈이 탑재된다.

와이솔 관계자는 “2018년이면 시그폭스를 통한 사물인터넷 통신모듈사업에서만 수천억 원 수준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주력사업의 성장과 함께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했다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