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초고령화 환경에서 노후 소득 보장과 건강 보장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는 크지만 보험사가 여기에 대응할 수단은 매우 제한적이다.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보험산업의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보험권 화두는 '인구구조 변화', 보험연구원장 안철경 연금 안전망 강조

▲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보험연구원의 과제들을 설명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은 매년 간담회마다 보험사들이 마주한 상황과 이에 따라 설정된 연구과제를 소개하는데 올해 주제는 '인구구조 변화'를 선택했다.

안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초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보험 상품과 보험회사의 역할에 구체적 방안까지 덧붙여가며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안 원장은 “보험회사가 적절한 연금 상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퇴직연금 가운데 대다수가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이전된 뒤 일시금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금 수령 기간이 20년 이상이면 세제혜택을 더 주는 방식, IRP의 연금 전환을 강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역대 보험연구원 원장 가운데 유일한 내부 출신이다. 보험산업 관련 현안을 오랜 기간 지켜봐 온 만큼 인구구조 변화의 속도와 이에 따른 보험회사들의 역할 변화 강조하는 안 원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렸다.

보험연구원 자료도 안 원장의 의견을 뒷받침한다.

보험연구원은 “(2024년은) 전대미문의 속도로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를 고려할 때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다양한 도전을 해야 할 시기다”고 바라봤다.

현재 대한민국의 출생율은 세계 최저는 물론 역대 최저인 0.7명인 반면 노인인구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9.0%를 차지한다.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안정적 노후 생활을 책임져줄 연금보험상품에 대한 수요는 늘어갈 수밖에 없는데 노후생활에 대한 사회안전망은 촘촘하지 않다.
 
올해 보험권 화두는 '인구구조 변화', 보험연구원장 안철경 연금 안전망 강조

▲ 보험연구원은 올해 초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변화 속 보험 수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 원장은 “선진국에서 연금소득 대체율은 최소 60% 정도로 나타나는데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40년 가입을 전제로 소득대체율일 40% 수준이라 20% 이상의 공백을 사적연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연금 정책은 소득대체율이 아닌 목돈 마련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노후 생활 안전망이라는 측면에서 보험회사들이 요양, 간병 등 노후생활 관련 신사업을 병행할 수 있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금융감독자문위원회 보험분과 자문위원, 보험개발원 동향분석팀장,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 연구조정실장,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내부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보험연구원장에 올랐고 2022년 역대 보험원장 가운데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