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부진한 계열사를 매각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신 회장은 3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크고 작은 회사를 포함해 60개 정도의 기업을 인수했다”며 “지금은 방침을 바꿔 기업 인수뿐 아니라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을 해도 잘 되지 않는 사업을 놓고는 다른 회사에 매각하는 것이 종업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 몇 회사를 매각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매각한 회사의 빈자리는 새 성장동력으로 채우겠다는 의지도 동시에 보였다.

신 회장은 “4개의 신성장 영역을 정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바이오기술이나 메타버스, 수소 에너지, 2차전지 등 장래 성장할 것 같은 사업으로 교체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등 신규 법인뿐 아니라 롯데케미칼을 통해 펼치고 있는 신사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일본 경영 환경의 차이점도 언급했다.

신 회장은 “일본과 한국의 큰 비즈니스 환경 차이는 인재의 유동성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저희가 일본에서 바이오기술을 하겠다고 해도 다른 회사에서 에이스급 인재를 끌어오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한국이라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일본적 경영을 하고 있어 외부 인재가 적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분야에서는 새로운 인재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전문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는 현장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했다.

신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현장에 가서 자기 눈으로 보라’, ‘보고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며 “확실히 입으로 ‘나쁜 뉴스 먼저’라고 해도 인간의 습성 때문에 (현장 관리자나 중간 관리자들이) 나쁜 정보를 전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사실은 어떤지 꼭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 진출할 때는 반드시 지정학적 리스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보였다.

신 회장은 “중국에 백화점과 슈퍼마켓, 음료, 제과 등의 공장이 있었지만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용지를 제공했다가 중국의 반발로 철수했다”며 “해외사업은 아시아 신흥국 중심으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지정학적 문제를 포함해 검토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놓고는 해결됐다는 뜻을 보였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은 해결됐다”며 “퍼블릭컴퍼니(상장기업)로서 확실하게 하고 싶다”고 짧게 대답했다.

신 회장은 “과거 매출에서 아시아 톱10을 (목표로) 내걸었던 때도 있었지만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이익이나 고객 만족도를 포함해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이를 관통하는 것은 웰빙이다”며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포함해 행복을 추구해 나가며 롯데를 진정한 글로벌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