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일 아이진 대표가 17년을 기다린 끝에 바이오신약 개발의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약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잇따라 임상을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으로 기술수출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유원일, 아이진의 17년 공들인 바이오신약 빛보기 일보직전

▲ 유원일 아이진 대표.


18일 바이오신약개발회사인 아이진에 따르면 당뇨망막치료제 ‘이지미로틴(EG-Mirotin)’의 유럽 임상2a상이 올해 안에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을 마치면 아이진은 본격적으로 기술이전에 들어간다. 

이지미로틴은 비증식성 당뇨망막치료제다. 증식성 당뇨망막증의 경우 환자의 안구에 새로운 혈관이 생겨 빠르게 실명에 이르고 비증식성의 경우 혈관공급이 중단돼 서서히 실명한다. 전 세계 당뇨망막증 환자 약 1억 명 가운데 8천만 명 이상이 비증식성 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당뇨망막증치료제 시장은 2022년 약 1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선점효과를 감안하면 향후 5년 안에 아이진의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 대표는 이지미로틴이 본격적으로 기술수출 되면 창업 17년 만에 결실을 거두게 된다. 욕창치료제인 ‘이지데코린(EG-Decorin)’의 국내 임상도 진행중이고 올해 심근허혈치료제 개발도 시작해 앞으로 기술이전 품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0년 탄탄하던 CJ종합기술원 연구원 자리를 그만두고 아이진을 설립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할수록 안과와 노인성 질환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해당 치료제시장 성장성에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사업 초기 신약 후보물질 찾기에서 고전하며 몇 차례 파산 위기를 맞았다. 그때마다 정부과제를 따내고 사비를 털어 직원들 월급을 주며 버텼다. 

아이진은 마침내 ‘EGT022’라는 후보물질을 찾았다. 2009년까지 뱀 독에서 유래물질을 찾다 실패했는데 결국 인체에서 찾아냈다. 이 물질을 통해 이지미로틴과 이지데코린의 개발에 들어갈 수 있었다. 

유 대표는 이후 주식공모를 통해서 얻은 비용을 연구개발에 쏟아 부었다. 직원의 70%를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울 만큼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약속과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한다”며 “투자자들이 믿고 준 돈이라 생각하니 투자금을 함부로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1963년 태어나 연세대학교 생화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김재종 제노텍 사장과 최호일 펩트론 사장 등 바이오벤처기업 대표들도 같은 지도교수 밑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진은 2000년 설립된 바이오신약개발사로 이지미로틴과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이지에이치피브이(EG-HPV)의 임상 승인을 받아 2013년 코넥스에 상장됐고 2015년 코스닥에 이전상장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