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확고하고 해외 화장품사업을 뒷받침할 자금력도 탄탄한 것으로 평가됐다. 

오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아모레퍼시픽그룹 목표주가를 19만1천 원,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주가는 14일 15만6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온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주가도 상승"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오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풍족한 자금력을 통해 사업의 부족한 점들을 효율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며 “현재 기업가치에도 자금력이 반영돼 있지만 자금을 집행해 기업가치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양호한 잉여현금흐름(프리캐시플로우)의 누적을 통해 3분기 기준으로 현금과 현금성자산 1조2217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순차입금도 -1조3117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유출액 증가폭을 2016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유형자산 6023억 원, 단기금융자산과 매도가능금융자산 30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판매량 증가에 따른 생산라인 증설 외에 다른 투자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오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보유한 화장품브랜드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비교해 낮은 상황”이라며 “기초화장품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색조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비교적 낮은 경쟁력을 보유한 미국과 유럽 등 중국 외의 국가들에 진출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쌓여있는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예컨대 글로벌 화장품회사인 로레알은 색조제품, 헤어케어 연구개발(R&D), 의약화장품(더마화장품) 등 비교적 약했던 분야의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했는데 아모레퍼시픽그룹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요 소비자층인 중국인들의 경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 여파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브랜드에 강한 충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10월 말부터 중국 이커머스시장을 중심으로 광군제에 대비한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중국인 소비자의 관심도 다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에뛰드 브랜드의 경우 광군제에 앞서 선주문을 미리 받은 결과 10월27일 오전에 예약건수 6만4천 건을 넘어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광군제 당일 매출 651억 원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는데 티몰닷컴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53%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8년에 매출 7조464억 원, 영업이익 1조417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실적전망치보다 매출은 14.5%, 영업이익은 40.1% 증가하는 것이다. 

오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 회사들 가운데 2018년에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수의 증감에 따른 연간 실적 변동폭이 국내 회사들 가운데 가장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3분기에 매출 1조4187억 원, 영업이익 1324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2%, 영업이익은 39.7% 줄어들었지만 시장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중국에서 마케팅비용을 줄였는데도 설화수,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주요 브랜드의 중국 현지매출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개별 브랜드들의 전체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중국 현지에서 좋은 실적을 보여주면서 브랜드 수요 자체는 견고하게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오 연구원은 “중국인들이 앞으로 한국을 찾았을 때 사드 보복조치 전과 같은 구매흐름을 보여줄 것이라는 가정에 힘이 실린다”며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주요 브랜드가 개별 브랜드에 맞는 위치를 확고하게 설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