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기업 ‘디딤’이 코스닥에 입성한다.

이범택 디딤 대표는 미스터피자와 총각네야채가게 등 프랜차이즈 갑횡포 이슈로 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 상장을 하게 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

  외식기업 '디딤' 코스닥 상장, 이범택 직영매장 전면에 내세워  
▲ 이범택 디딤 대표.
이 대표는 직영매장에 초점을 맞춰 프랜차이즈 리스크를 줄이는 데 힘을 쓰고 있다.

29일 디딤에 따르면 한화ACPC 스팩과 합병을 끝내고 31일 합병신주가 코스닥에 상장된다.

디딤은 스팩제도를 활용해 코스닥에 입성한다. 이 제도는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SPAC)를 만들어 이 회사를 먼저 상장하고 난 뒤 다른 우량 중소기업과 합병해 우회상장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합병 후 총 발행주식은 3520만1905주로 모집가액 2천 원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약 704억 원이다.

디딤 주가는 이 대표가 앞으로 내놓을 실적에 달려있겠지만 지금은 외부상황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유행을 타는 사업이다보니 불확실성이 크다는 인식이 강한데 최근 갑횡포 이슈까지 보태져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디딤은 직영사업도 하고 있지만 통상 프랜차이즈업체로 인식돼 이 영향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코스닥에 상장된 외식 프랜차이즈는 3곳인데 1곳(태창파로스)은 상장폐지됐고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과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만 남아있다.

하지만 MP그룹은 정우현 전 회장이 갑횡포·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상장폐지 기로에 서있고 해마로푸드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상장했을 때 대비해 주가가 약 34% 떨어졌다.

이 대표는 프랜차이즈보다 직영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프랜차이즈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직영점의 경우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가맹점과 달리 서비스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자기자본이 들어가긴 하지만 모든 수익이 본사로 들어온다는 장점도 있다.

이 대표는 7월4일 기업공개 간담회에서 “국내에선 직영매장 중심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해외에선 K-푸드를 앞세워 공략을 확대할 것”이라며 “2014년 이후 적극적인 직영매장 사업확대로 지금은 프랜차이즈보다 직영사업 매출 비중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디딤은 외식 프랜차이즈라기보다 식당운영전문기업이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딤은 ‘신마포갈매기’ ‘백제원’ ‘도쿄하나’ 등 16개의 외식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외식기업 '디딤' 코스닥 상장, 이범택 직영매장 전면에 내세워  
▲ 디딤에서 운영하는 숯불갈비 한정식 직영 외식브랜드 '백제원'.
이 대표는 해외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해외도 직영사업을 기반으로 2022년에는 매출을 1500억 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디딤 매출은 690억 원이다.

이번 상장으로 약 180억 원을 조달하게 됐는데 상당부분을 해외에서 ‘Magal BBQ(신마포갈매기의 글로벌 브랜드)’ 매장을 늘리는데 투자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헬스트레이너로 일하다 20살 때 친구와 나무로 포장마차를 만들어 장사를 시작하면서 외식업에 발을 들였다.

군대를 다녀와 주방에서부터 기본기를 다졌고 고기집을 창업해 대박을 터뜨렸으나 섣불리 가맹점을 내줬다 쓴맛을 보기도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 2006년 디딤을 세우고 갈매기살 구이집 ‘신마포갈매기’로 재기에 성공했다. 2008년 7월에 신마포갈매기 1호점을 선보였는데 지금은 전국에 26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