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파격적 인센티브를 내놓으며 우수 인재 확보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가 창업 초기 함께 사업을 할 인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력 유출을 방지하려는 뜻도 깔려있다.
 
이승건의 'IT인력 갈증', 토스 1억 스톡옵션과 연봉 50% 인상 결정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16일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1억 원 상당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지급과 연봉 50% 인상은 직원들을 붙잡아두고 우수 인재를 끌어들일 유인책으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송금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는 ‘토스’를 운영한다.

이 대표는 직원 180명을 이끌게 된 지금도 사업 초창기 인력난을 겪은 경험 때문에 여전히 인력 확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스톡옵션을 발표하며 직원들에게 “제2의 창업이라고 생각하고 성과급 정책을 내놨다”며 “직원들의 헌신적 노력을 보상하고 회사가 맞이할 큰 도전을 함께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치과의사 출신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의료원에서 전공의로 일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처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만들 사람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공동창업자를 만날 때까지 9개월이나 걸렸다고 한다.

창업이라는 비슷한 포부를 품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정부가 제공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전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초기 팀을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고통스러웠다”며 “원래 치과의사였기 때문에 모바일 서비스를 만들 줄 아는 공대 출신이 주위에 없었고 창업계 네트워크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주식매수선택권 지급과 연봉 인상 등의 결단을 내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기업정보 사이트 크레딧잡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비바리퍼블리카에 입사한 인원은 107명, 퇴사한 사람은 53명이다. 두 명을 뽑으면 한 명은 회사를 나간 셈이다.

카카오페이가 모바일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네이버와 롯데 등 대기업까지 간편결제시장에 진입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 직원들의 이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0월 기준 토스 월 사용자 수는 456만 명으로 카카오페이 1200만 명에 크게 뒤진다. 

토스는 2018년 매출 56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흑자 전환을 이뤄내지는 못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인력 유출 방지보다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둔 것”이라며 “개발자와 마케팅 담당자 등 120명을 더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이 이 대표가 앞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송금에서 출발했다. 수수료 수익이 충분히 나지 않는 간편송금 서비스는 거래액이 많아질수록 적자폭이 커진다.

이 대표는 적자를 감수하며 간편송금으로 모은 이용자를 바탕으로 비바리퍼블리카를 종합금융회사로 이끌고 있다.

토스는 현재 간편송금 이외에도 신용조회와 대출, 보험 중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대표는 독립보험대리점을 운영하기 시작한 데 이어 증권업과 동남아시아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이 대표가 증권사 설립과 베트남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