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금융공공기관장들이 거취를 놓고 부담이 커지게 됐다.

18일 정치권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이르면 8월 말부터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권 인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장 상대 평판조회 마무리, 거취 놓고 고심 본격화  
▲ 최종구 금융위원장.
현재 공석인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상임위원 등 고위직 인사를 시작으로 9월이면 금융공공기관장 인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7월부터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장 전원을 대상으로 평판을 조사하고 있는데 8월 안으로 평판조회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찬우 이사장이 17일 사의를 공식화한 데도 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금융권 비선’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2014년 이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지만 경영협약서 등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경영평가를 받는 등 여전히 정부의 입김 아래에 있다.

정 이사장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뜻을 밝히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만큼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금융공공기관장들은 거취를 놓고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금융공공기관장 가운데 대표적인 친박인사로 꼽히는 만큼 거취가 주목된다.

지난해 말부터 반 년가량 이어진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체제에서 임명된 수장들도 부담을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황 전 총리는 권한대행 시절 금융공공기관 가운데 김도진 IBK기업은행장과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을 임명했다.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황 전 총리가 직접 임명하지 않았지만 황 전 권한대행 체제에서 수장에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최종적으로 승인한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해 인위적인 밀어내기는 없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조 등 외부에서 사퇴압박이 들어올 경우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

경영능력과 평판 등이 중요한 평가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황 전 총리가 3월 수출입은행장으로 임명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금융위원장으로 영전하기도 했다.

금융공공기관 대부분은 금융위원회 아래 있어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