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선진 유럽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미국과 중동에서 활발히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최근 영국회사를 인수하며 유럽시장의 장벽을 넘을 채비를 갖췄다.
 
한미글로벌 해외시장 공략 속도 내, 김종훈 인수합병으로 유럽 장벽 넘는다

▲ 김종훈 한미클로벌 회장.


17일 한미글로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미글로벌은 영국 건설사업관리 전문기업 인수를 통해 유럽에서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유럽 현지에서 원전시장 진출 및 한국기업의 프로젝트 수행 지원 등에 나선다. 

한미글로벌은 1996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건설사업관리(CM·PM) 전문기업이다. 

건설사업관리는 기획, 설계, 시공뿐 아니라 시공 뒤 유지관리까지 건설과정의 모든 단계에 걸쳐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발주자를 도와 종합 관리를 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한미글로벌은 지난 12일 영국의 ‘워커사임(WalkerSime)’을 인수했다. 워커사임은 1999년 설립돼 건설사업관리, 원가관리, 건축설계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건설사업관리 전문기업이다.

한미글로벌이 해외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영국기업으로는 2019년 K2를 인수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김 회장은 워커사임을 통해 단순 건축뿐 아니라 에너지 분야로의 사업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워커사임이 에너지 분야의 프로젝트도 다수 수행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PM(건설관리)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개발사업과 에너지인프라 사업 진출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해외사업을 다각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8기를 건설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도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한미글로벌은 원전 사업 경험이 있는 워커사임, K2와 힘을 합쳐 수주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국내 2차전지 고객사의 적극적 해외진출 흐름에 올라타 유럽에서 사업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2차전지 대표기업들은 유럽에 2차전지 생산능력을 늘리는 동시에 미국 완성차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진행될 복구사업에서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추후 유럽 자회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에도 접근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글로벌은 그동안 미국과 헝가리, 폴란드 등에서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해 왔다.

올해 3월 SK그룹의 화학·소재기업인 SKC의 자회사 SK넥실리스가 발주한 폴란드 동박 공장의 건설사업관리 용역을 따냈다. SK넥실리스가 사업비 9천억 원가량을 투자해 짓는 공장 건설사업의 계약·품질·원가를 관리하고 시운전을 맡는 등 프로젝트 전반을 담당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디리야게이트개발청(DGDA)이 발주한 복합단지 조성사업의 건설관리(PM)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건설되는 3만 가구 규모의 주거복합단지 조성사업에서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국내기업이 네옴시티 관련 사업을 수주하면 새로운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현대건설은 네옴시티 인프라사업 가운데 하나인 터널공사 계약을 맺은 데 더해 8각형 부유식 도시 옥사곤(OXAGON) 관련 두바(Duba)항 공사수주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40년 넘게 건설업계에 몸 담은 건설사업관리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건설업에 선진국형 관리방식을 도입해 효율적·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삼풍백화점 붕괴와 같은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보고 건설관리사업에 나섰고 이제 그 성과를 선진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도 펼쳐나가고 있다.  

김 회장은 1949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한라건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84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등을 계기로 1996년 한미글로벌을 세웠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