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뉴욕증시 상장폐지 결정, 중국 규제에 적자 확대

▲ 디디추싱.

[비즈니스포스트]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이 미국 뉴욕증시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중국 당국의 규제를 버티지 못해 적자가 확대됐고 결국 상장폐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디디추싱이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임시 주주총회에서 96% 찬성을 얻어 뉴욕증시 상장폐지가 결정됐으며 중국 당국의 인터넷 보안 심사에 협조하기 위해 상장폐지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까지 다른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디디추싱은 뉴욕증시 상장폐지를 대비해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디디추싱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6월2일 상장폐지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을 세웠다. 신청서가 제출되고 10일 뒤면 뉴욕증시에서 정식 폐지된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7월 설립된 지 9년 만에 뉴욕증시에 상장했으나 중국 정부의 규제를 버티지 못해 결국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미국 상장을 준비하던 당시 중국 당국으로부터 미국 상장을 연기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하지만 디디추싱은 당국의 권고를 무시해 추후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일부러 알리지 않고 끝까지 상장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 상장이 이뤄지고 며칠 뒤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고 사용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점을 빌미로 디디추싱에게 25개 관련 애플리케이션 운영 중단을 명령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세부적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5월부터 디디추싱 기업공개(IPO)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 

디디추싱은 한때 중국 차량공유 및 호출 서비스 시장에서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독점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중국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가 이어지면서 시장점유율과 매출은 대폭 줄었으며 적자폭도 확대됐다.

디디추싱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순손실을 보이다가 상장을 추진하던 2021년 1분기에 처음으로 55억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가 시작되면서 결국 2021년 연간 493억4400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2020년보다 약 5배 확대됐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