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최대주주인 대만 푸본생명과 시너지를 활용해 회사를 순조롭게 이끌어가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최대주주가 현대커머셜에서 대만 푸본생명으로 바뀐 지 1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작지만 강한' 외국계 생명보험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늘Who]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작지만 강하게' 바꿔 흑자전환 성공

▲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 사장.


23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최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재도약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2018년 9월 3천억 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해 대만 푸본생명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회사이름을 기존 현대라이프에서 푸본현대생명으로 변경했다. 기존 대주주였던 현대커머셜은 2대주주에 올라 있다.

6월 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자산은 14조6천억 원으로 2018년 6월보다 15%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는 1조8496억 원으로 1년 전(7975억 원)보다 131.9% 증가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2011년 출범한 뒤 2017년까지 7년 연속 적자를 냈는데 푸본현대생명으로 바뀐 뒤 2018년 연결기준 순이익 647억 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2017년 현대라이프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 사장은 2018년 8월 연임해 푸본현대생명에서도 대표이사로서 푸본현대생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1972년 태어나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최연소 생명보험사 최고경영인(CEO)으로 꼽힌다.

KB생명, 삼성화재,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를 거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현대라이프생명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일했으며 201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기획, 마케팅, 글로벌 비즈니스부문을 두루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장은 “최근 1년 동안 이룬 가장 큰 성과는 조직 효율화를 통해 수익을 내고 회사가 더 좋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푸본현대생명의 실적 개선을 위해 대만 푸본생명의 영업 및 자산운용 노하우를 적극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만 푸본생명의 방카슈랑스(은행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방식) 영업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2017년 중단했던 방카슈랑스 영업을 3월 다시 시작했다.

대만 푸본생명은 대만 2위 규모의 대형 보험사로 푸본은행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며 방카슈랑스 영업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결과 푸본현대생명은 4월 말 기준으로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초회보험료 1078억 원을 거뒀다. 방카슈랑스 영업에 다시 나선 지 두 달도 안 돼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셈이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영업을 통해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저축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더 많은 은행들과 방카슈랑스 협약을 맺어 방카슈랑스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저금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해외채권 비중을 늘리는 등 자산운용에도 부쩍 힘을 싣고 있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공시이율도 함께 낮아지기 때문에 보험회사들은 보험상품을 판매하거나 신계약을 따내는 데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 

공시이율은 보험사의 금리연동형 상품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이다.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보험계약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만기 환급금이 줄거나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대만 푸본생명은 대만이 한국보다 먼저 저금리 시기를 겪은 만큼 이미 자산운용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춰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대만 푸본생명이 대주주에 오르면서 가장 크게 바뀐 점은 업무를 추진할 때 대만 푸본생명과 협의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라며 “특히 자산운용부문에서 대만 푸본생명의 노하우를 적극 받아들여 자산운용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