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의 행보가 요즘 들어 부쩍 눈에 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해외사업에도 속도를 내면서 둘의 공통분모를 지닌 KB자산운용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오늘Who] 윤종규가 힘싣는 KB자산운용, 조재민 어깨 더욱 무겁다

▲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6일 KB자산운용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중국에 투자하는 공모형 주식펀드가 운용 규모에서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 투자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그동안 해외법인이 없었지만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싱가포르와 중국 상하이에 잇따라 현지법인을 열었다. 특히 4일 열린 상하이법인 출범 기념식에 윤종규 회장이 직접 참석해 조 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윤 회장은 올해 들어 KB증권과 KB자산운용 등 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자본시장부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KB금융지주 안에 자본시장부문을 새로 만들었고 7월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자본시장 관련 부서도 한 곳에 모았다.

윤 회장은 올해 초 계열사 임원회의에서 KB자산운용을 ‘브레인’에 비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금리시대에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결국 자산운용 역량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윤 회장의 구상을 구체화할 적임자로 꼽힌다. 

조 사장은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경영인이다. 2000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은 뒤 19년째 자산운용사의 수장으로 일하고 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KB자산운용을 이끌다 KTB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지난해 초 4년 만에 돌아왔다.

조 사장의 복귀에 윤 회장의 의지가 많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이 조 사장을 다시 불러들일 때부터 자산운용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구상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KB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뒤부터 해외 투자를 내내 강조하고 있다.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해외 투자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역시 윤 회장과 같다. 윤 회장도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사업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친정'으로 돌아온 뒤 공무원연금공단에서 해외투자를 총괄했던 김영성 상무를 영입하고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해외 투자 전문가들을 잇따라 충원해 당시 2개팀 10명이던 조직을 4개팀 22명으로 확대했다.

KB자산운용에서 글로벌운용본부의 운용 규모도 1조3500억 원에서 1년 반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해 7월 말 현재 3조9천억 원에 이른다.

윤 회장과 조 사장의 인연도 특이하다.

공교롭게도 윤 회장과 조 사장은 2013년 7월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뒤 KB금융그룹을 떠났다. 그 뒤 윤 회장이 2014년 말 KB금융지주 4대 회장에 오르며 돌아왔고 조 사장도 지난해 초 돌아왔다.

조 사장은 “중국을 시작으로 계속 글로벌 운용 역량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아시아 지역의 해외 운용사를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에 나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