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MG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대주주의 자금 지원 없이 MG손해보험 홀로서기를 해야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자금 지원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MG손해보험 노조도 강경한 태도로 나오면서 더욱 골치가 아파졌다.
 
[오늘Who] 김동주, 새마을금고 외면해 MG손해보험 독자생존 고전

▲ 김동주 MG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전국사무금융노조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지부는 19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조합원 500여 명 가운데 380여 명이 참여한 합숙파업(1차 파업)을 마무리했다.

표면적 이유는 임금협상 갈등이지만 MG손해보험 노조는 단체교섭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진에게 경영 정상화 책임을 묻기 위한 파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MG손해보험 노조는 "김 사장의 무능경영으로 회사가 망가졌다는 것이 파업의 첫 이유이고 김 사장이 ‘자본 확충은 대주주의 몫이지 경영진의 몫은 아니다’며 무책임하게 회피를 하고 있는 것이 두 번째 이유“라고 말했다.

MG손해보험 노조는 지난해 3월부터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를 향해 MG손해보험을 놓고 증자 또는 외부 매각을 결정하라고 요구해 왔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자 MG손해보험 경영진을 향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로 2013년 7월 MG손해보험 마케팅전략 상임고문을 맡아 처음 인연을 맺은 뒤 2014년 마케팅총괄 전무를 거쳐 2016년 4월부터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은 2013년 출범한 뒤 매년 적자를 봤는데 김 사장이 취임한 뒤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순이익 51억 원, 120억 원을 거두며 흑자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다만 부족한 자본여력을 메울 증자 등 자본 확충방안을 마련하는 데는 애를 먹고 있다.

MG손해보험은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지난해 3월 83.9%로 100%(금융당국 권고치)를 밑돌아 지난해 5월 금융위로부터 '경영개선 권고' 받았지만 자본확충에 실패한 뒤 지난해 9월 한 단계 높은 '경영개선 요구'를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경영개선계획을 내놓았지만 금융위는 증자계획이 불확실하고 구체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승인하지 않았다. 

MG손해보험은 올해 3월7일까지 다시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되는데 또 불승인되면 가장 강도 높은 조치인 ‘경영개선 명령’을 받게 된다. 경영개선 명령 단계에서는 영업정지, 임원 업무정지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0%를 웃돈 것으로 추산되면서 희망의 불씨는 살아있지만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자본 확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만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6년 말부터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도 별다른 지원계획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2013년 MG손해보험을 인수할 때 편법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데다 새마음금고중앙회를 향한 자본규제 기준도 은행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자본여력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MG손해보험은 2년 연속 흑자를 거두는 등 경영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만큼 대주주 및 제3 투자자 등을 설득해 자본 확충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MG손해보험 노조가 김 사장에게 책임을 물으면서 김 사장으로선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여의치 않으면 독자적으로 MG손해보험의 외부 투자유치 계획을 마련해야 하지만 마케팅 전문가인 김 사장으로선 대주주의 지원 없이 금융위를 설득할 자본 확충방안을 내놓기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사장은 임기가 올해 3월에 끝나는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둬야하는 상황에서 대주주의 외면과 노조의 반발, 금융위의 차가운 시선 속에 살얼음을 걷게 된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