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범의 '직원 기 살리기', 한화케미칼 화학소재사업 성장 원동력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3월8일 ‘혼밥족’ 직원들과 함께 저녁식사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CEO가 많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도 그런 CEO다. 연구소와 공장을 부지런히 찾는 현장경영으로 유명하다.

현장에서 ‘독려’에 그치지 않는다. ‘함께함’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힘쓴다. 직원들의 사기는 보이지 않는 성장동력이다.

14일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한화케미칼은 기초소재인 폴리염화비닐(PVC),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가성소다의 호조에 힘입어 당분간 실적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성소다와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의 경우 올해 3분기 지난해 4분기보다 가격이 50% 이상 올랐다. 폴리염화비닐도 중국정부의 환경규제로 값싼 중국 제품 공급량이 줄어 한화케미칼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

김창범 사장은 당분간 글로벌 화학소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화케미칼 생산량을 늘리며 기회를 최대한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직원들의 사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공장, 연구소 할 것 없이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다니며 사기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김 사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연구소, 공장 등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사업장을 찾아가 현장을 살핀다”며 “현장경영은 김 사장이 오랫동안 지켜온 경영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매달 주제를 정해서 직원들과 만나는 시간을 마련한다. 요즘은 새로운 트렌드에서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혼자 사는 ‘혼밥족’들을 불러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사내 문화동아리와 함께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가는 식이다.

김 사장이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또다른 현장경영이다.

한화케미칼은 현재 기존 폴리염화비닐보다 열과 압력에 강한 염소화폴리염화비닐(CPVC)을 개발한 것을 비롯해 고부가가치제품 확보에 힘쓰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김 사장은 사장 취임 뒤 서울대, 카이스트 등과 산학협력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연구개발에 집중해왔다”며 “지금도 수시로 연구소를 방문해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을 독려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화L&C 대표 시절에도 충북 음성과 세종 등 현장을 찾아다니며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이름 높았다. 이런 노력 끝에 한화L&C는 건자재회사에서 첨단소재 기술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김 사장은 한화L&C의 건자재부문과 첨단소재부문이 분리되자 첨단소재를 담당하는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를 거쳐 2014년 한화케미칼 CEO에 올라 한화그룹 화학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한화케미칼이 화학소재사업에서 이룬 성과는 소재 가격을 비롯해 외부적 영향이 크다”면서도 “하지만 김 사장이 현장을 돌아다니며 연구개발과 생산 증대에 힘을 쏟은 점이 시장상황을 실적으로 연결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