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종 한섬 대표가 올해 2월 인수한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인수합병 효과로 실적성장의 부담을 한결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은 올해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섬 '패션 리딩기업'으로 성큼, 김형종 패션전문가로 변신 성공

▲ 김형종 한섬 대표.


한섬은 자회사인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엔에프를 통해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문이 보유한 12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에서 매출 4570억 원, 영업이익 13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섬은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주력 브랜드들의 브랜드력이 공고하고 현대백화점그룹 유통망에서 효율성 높은 매장 위주로 재배치, 브랜드 리뉴얼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은 한섬에 인수된 뒤 정상화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은 한섬에 인수되기 전까지만해도 적자를 내던 애물단지 사업이었다.

한섬은 SK네트웍스 패션부분의 인수합병으로 외형이 커졌지만 수익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었는데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김 대표는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김 대표는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를 통해 국내 패션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3월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했다”며 “이번 인수로 규모면에서 국내 4위 규모의 패션기업으로 거듭나 패션 리딩기업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섬에서 패션사업의 경영능력을 뽐냈다. 현대백화점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었는데 익숙하지 않은 패션사업을 맡아 제대로 키워냈다.

김 대표는 현대백화점이 2012년 한섬을 인수하면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투입됐다가 2013년부터 대표를 맡았다. ‘노세일, 고급화’ 전략으로 타임과 시스템 등 고급브랜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데 주력해 성과를 냈다.

한섬을 맡은 초반인 2012년과 2013년에는 매출이 감소했지만 세일이나 중저가 브랜드 출시로 당장의 매출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고급브랜드 입지 다지기에 힘을 쏟았다.

이런 전략은 성공했다. 패션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한섬의 매출은 2013년 4626억 원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며 2016년 매출 7120억 원까지 늘었다.

소비 양극화 영향으로 패션시장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SPA브랜드와 럭셔리브랜드로 양극화되면서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다져둔 한섬의 브랜드들이 위력을 발휘했다.

김 대표는 판매실적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주 생산자, MD와 미팅에 참석해 2주 단위로 판매실적을 전년 흐름과 비교하고 상품 소진율 및 전년 대비 판매율 등을 꼼꼼하게 확인한다.

패션에 일가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섬을 맡고부터 패션기업 수장으로 본인의 패션과 스타일에도 신경을 썼다고 한다. 한섬 브랜드 타임옴므의 양복을 멋지게 소화하기 위해 다이어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