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그룹 총수들은 평균 20년 동안 경영수업을 받은 뒤 49세의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2016년 4월 기준) 가운데 창업주나 선친에게서 경영권을 물려받은 10대 그룹 현직 총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영수업 기간은 평균 20년, 총수로 취임한 나이는 평균 49세였다.

  10대그룹 총수, 평균 20년 경영수업 받고 49세에 회장 올라  
▲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9세 때인 1981년 그룹회장에 취임해 조사 대상자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에 총수에 올랐다. 김 회장은 선친 김종희 회장이 갑자기 타계하면서 20대의 나이에 그룹 경영을 책임지게 됐는데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부회장을 맡은 지 1년 만이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병철 창업주가 타계한 직후인 1987년 45세의 나이로 삼성그룹의 2대 회장에 올랐다. 이 회장은 1966년 당시 삼성그룹 계열사이던 동양방송에 입사해 21년 동안 경영수업을 받았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15년 경영의 전면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총수 자리에 오르기까지 24년이 걸린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8세 때 선친이 타계한 뒤 6년 동안 손길승 회장 체제에서 경영수업을 더 받은 뒤 총수에 올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은 모두 50대에 총수에 올랐다.

구본무 회장의 경우 30세에 LG화학에 입사한 뒤 20년 동안 경영수업을 거친 뒤 50세의 나이에 그룹 총수에 올랐는데 이는 10대 그룹 평균치에 가장 근접한 것이다.

박정원 회장은 54세에 총수에 올랐지만 경영수업 기간은 31년으로 가장 길었다. 이는 두산그룹 특유의 ‘사촌경영’ 때문으로 박 회장은 두산건설 등 계열사 회장을 거친 뒤 지난해 그룹회장에 올라 창업 4세대 시대를 열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유일하게 60대에 그룹총수가 됐다.

정 회장은 옛 현대그룹 시절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 현대강관 등 일부 계열사에서 회장을 역임했지만 현재의 현대차그룹 총수에 오른 시기는 62세이던 2000년이다. 정 회장은 1938년생으로 10대그룹 총수 가운데 나이도 제일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