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기업가치 방어를 위한 주주 환원정책 강화를 기대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자로 입지를 지키고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주주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오늘Who] 이재용,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주주환원 더 강화하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부회장이 이런 상황을 고려해 2019년에 새 주주 환원방안을 내놓고 적극적으로 삼성전자의 주가 부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 주가가 2019년에도 상승세를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주도한 메모리반도체업황 악화와 세계 전반적 경기 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으로 3만8250원까지 떨어지며 2거래일째 52주 신저가를 보였다. 주가가 2017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메모리반도체 호황기가 나타나기 전 수준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2016년 29조 원 안팎에서 2018년 61조 원, 2019년 43조 원 수준까지 대폭 오를 것으로 추정되는 점에 비춰 보면 주가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기업 주가에 실적뿐 아니라 미래 성장 가능성과 주주 환원정책 기대감도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주들이 삼성전자에 거는 확신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을 대체할 만한 새 성장동력을 찾는 데 고전하고 있다.

당분간 반도체를 포함한 IT사업에서 삼성전자가 반등 계기를 마련하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주가 부양을 위해 주주 환원정책을 강화하는 등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으로 배당 수익률이 높아지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현금 배당 등 추가적 주주 환원정책이 주가 부양에 효과를 볼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보통주의 배당 수익률이 최근 3.7% 수준까지 높아져 매력적으로 꼽히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이 이어져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삼성전자 경영 전면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내년에 더 강화된 주주 환원정책을 내놓으며 주가 부양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총수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율이 1% 미만에 그쳐 지배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삼성물산 등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의 우호지분을 합쳐도 20% 안팎에 그친다.

삼성전자는 특히 외국인 주주의 지분율이 현재 55%를 넘는 만큼 글로벌 수준에 맞춘 주주 환원정책을 통해 투자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얻는 일이 이 부회장에 중요한 과제다.
 
[오늘Who] 이재용,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주주환원 더 강화하나

▲ 삼성전자 수원 본사.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 비중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이 지분 확보를 통해 지배력을 높이는 것은 불가능해 주주들에 신뢰를 얻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17~2018년 사이 내놓았던 주식 액면분할과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주주 환원정책은 실제 주가 부양에 크게 효과를 보지 못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사실상 본격적으로 복귀한 만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과 기업가치를 방어하는 데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주주 환원방안을 내놓는다면 주주들의 신뢰는 더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실적을 크게 늘린 반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황 악화에 대응해 시설 투자를 대폭 축소한 만큼 주주 환원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 여력도 훨씬 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2019년 중반쯤 기존에 내놓았던 주주 환원 규모를 점검한 뒤 이미 약속한 금액 외에 추가로 주주환원 계획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