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틈새전략’으로 기업공개시장(IPO)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국내 기업공개시장에서 중소·중견기업의 상장을 휩쓸며 올해 초부터 꾸준히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오늘Who] 나재철, 대신증권 기업공개시장 ‘틈새전략’으로 승승장구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올해 기업공개시장에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가장 많은 상장주관을 따내며 1위에 올랐다. 거래규모는 약 3920억 원으로 시장점유율은 13%에 이르렀다.

대신증권은 상반기에만 총 4건의 기업공개를 주관해 공모 총액 2281억 원을 달성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6건의 상장을 주관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실적의 66%가량을 채운 셈이다.

하반기에도 엠코르셋, 남화산업, 레인보우로틱스 등 다수의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대신증권이 꾸준히 공모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나 사장은 기업공개시장에서 중소형 기업을 공략하는 ‘틈새전략’으로 성과를 보고 있다.  

그동안 기업공개시장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앞서가며 굵직한 기업공개를 중심으로 흥행을 이어왔다. 자연히 대신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은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대신증권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상장주관을 따내며 공모금액 및 건수를 차곡차곡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이를 바탕으로 점차 큰 규모의 기업공개 주관으로 역량을 키워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형 기업들이 기업공개 실적순위를 기준으로 삼아 상위 증권사들을 위주로 입찰제안을 하는 만큼 대신증권이 준수한 공모실적을 발판삼아 앞으로 더욱 많은 대형 기업과 인연을 맺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사장은 수년 전부터 중소 및 중견기업들과 적극 교류하며 단단한 영업망을 구축했다.

나 사장은 2012년부터 중소기업 오너들을 겨냥한 정기 모임인 ‘밸런스클럽’을 매년 두 차례 진행하고 있다. 상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의 오너들을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오너들의 자산관리 및 보유 기업에 대한 솔루션 등도 제공한다.

나 사장은 대신증권 고위 경영진들과 함께 밸런스클럽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해 기업 오너들과 꾸준히 네트워크를 쌓아가고 있다.

벤처캐피탈(VC) 관계자들에게 기업공개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2015년부터 ‘기업공개 시장동향 세미나’를 주최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연간 2회로 횟수를 늘렸다. 이 모임을 기반으로 에코마이스터 등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기업들의 상장을 주관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사장은 자산관리나 투자금융(IB)부문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고객 기업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펼치며 대신증권의 새 먹거리를 찾아가고 있다. 

대신증권을 포함한 중소형 증권사는 그동안 전통적 수익원인 주식매매 중개 수수료(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았지만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주식 중개 수수료를 무료로 전환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나 사장은 자산관리, 투자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리며 수익 기반을 쌓았으며 각 분야들이 시너지를 내면서 기업공개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기업공개는 인력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다소 시간이 필요한 분야로 대신증권이 이전부터 중견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둔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차츰 공모 규모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