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영화 ‘1987’을 보고 당시를 되돌아보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게 감사했다.

박 회장은 7일 페이스북에 “몇 해 전에 본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 그리고 오늘의 ‘1987’까지 이런 영화들을 보고 나면 예외 없이 가슴이 답답해진다”며 “슬픔이나 분노 같은 감정보다는 그냥 내 자신에 대한 솔직한 인정과 회한이 남는다. 그 사건들이 일어난 시간들 속에서 나는 무지했고 비겁했다”고 말했다. 
 
박용만의 영화 '1987' 관람기, "나는 그 시대에 무지했고 비겁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그는 “1987년 봄 나는 을지로 입구 롯데호텔 맞은편 건물에 있는 오비맥주 경리부에서 일했다”며 “매일 사무실 주변은 전쟁터였다. 일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의심의 여지없이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시대의 어처구니없는 짓거리들의 진상과 분노는 세월이 더 지난 후에야 내 의식 속으로 들어왔다”며 “돌아가신 김근태 형과의 만남은 부당한 권력의 폭력을 향한 분노가 내게도 가까운 일일 수 있음을 알려주었고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생각 없이 사는 무뇌아 같은 언행을 줄였을텐데 하며 겸연쩍어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제 와서 회한과 자책이 있다한들 뭘 어찌할 수는 없다”며 “이 다음에 오늘을 되돌아보는 날이 왔을 때 지금 품는 회한을 또 느끼지는 말아야하지 않겠나, 그렇게 바르게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타민족의 침략과 지배에 이어진 독재로부터 수없는 비극을 딛고 일어서 민주주의를 우리 손으로 이룬 것은 기적 이상의 자랑”이라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그렇게 쟁취한 민주주의의 증거이며 상징이기에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늘 당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이루는 길에 희생한 수많은 분들께 우리는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